“속도는 느려 요금은 비싸, 나 호구?”...1300만명 뿔난 ‘이 요금제’

[사진 = 챗GPT]
이동통신사의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가 5세대이동통신(5G)보다 속도가 느리고 데이터가 더 적게 제공되지만 요금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요금 체계에 밝지 못한 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불합리한 요금제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이동통신사 주요 LTE·5G 요금제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가격이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SK텔레콤의 LTE 5만원 요금제는 월 4GB를 제공하는 반면 5G 3만9000원 요금제는 월 6GB를 제공하고 있다.

KT의 LTE 4만9000원 요금제는 월 5GB를 사용할 수 있지만 5G 요금제는 3만7000원에 4GB을 사용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LTE 4만9000원 요금제는 월 4GB를 제공하고 5G 요금제는 3만7000원에 5GB를 제공 중이다.


LTE 요금제가 5G 요금제보다 2배 이상 비싼 경우도 있었다.

SK텔레콤의 월 5만원 LTE 요금제는 하루에 데이터 4GB를 제공하는데, 5G 요금제는 월 4만9000원에 데이터 11GB를 제공한다.

1GB 기준으로 산출하면 LTE 요금제 가격이 약 2.8배 높은 셈이다.

KT는 약 2배(LTE 월 4만9000원·5GB, 5G 월 5만원·10GB), LG유플러스는 약 2.6배(LTE 월 4만9000원·3.5GB, 5G 월 4만7000원·9G) 비싸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도 LET가 더 비쌌다.

SK텔레콤은 LTE 요금제에서는 10만원부터, 5G 요금제에서는 8만9000원부터 데이터를 제한 없이 내줬다, KT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LTE가 8만9000원, 5G는 8만원이었다.

다만 LG유플러스의 무제한 데이터는 LTE와 5G 모두 8만5000원으로 통신비가 동일했다.


만 34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는 청년 대상 요금제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1GB당 약 2.6배(LTE 월 5만원·6GB, 5G 월 4만9000원·15GB), KT는 약 2.5배(LTE 월 4만9000원·6GB, 5G 월 4만5000원·14GB) 차이를 기록했다.


지난 6월 기준 이통사의 LTE 서비스 가입자는 전체 가입자의 28.4%에 달하는 1340만215명이다.

통신서비스 품질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이통사의 평균 LTE 다운로드 속도는 178.93Mbps로 측정됐다.

5G 전송 속도인 939.14Mbps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1300만명의 가입자가 바가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통신비 절감을 위해 5G 요금제를 세 차례에 걸쳐 손질하면서 중저가 요금제가 신설되고 데이터 제공량도 세분화하는 등 변화가 있었지만, LTE 요금제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어 과거 요금 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이에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 의원은 “고가 중심의 5G 요금제만 중저가 중심으로 개편해 상대적으로 LTE 요금제 개편이 등한시됐다”라며 “1300만명에 달하는 LTE 요금제 사용자들도 요금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합리적 개편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통신업계에서는 LTE 단말기 이용자도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는 만큼 문제될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면 고객 유치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복수의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망 진화 발전 측면에서 볼 때 LTE 요금제를 손보는 것보다는 5G로의 마이그레이션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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