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이자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월 2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열리는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한주형 기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 조종 의혹으로 구속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은 카카오와 계열사들이 동원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


8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홍은택 카카오 전 대표이사와 김성수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불구속 기소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12만원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24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동원해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553회에 걸쳐 장내 매수했다.

그 결과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카카오의 총수인 김 위원장이 시세 조종 계획을 승인했다고 판단했다.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이 이와 관련해 최종 의사 결정을 한 인물로 김 위원장을 지목한 점도 반영됐다.


검찰 관계자는 “카카오그룹의 시세 조종 주문은 고가매수주문, 물량소진주문, 종가관여주문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러한 형태의 주문은 일반 투자자들의 매매거래를 유인하는 대표적인 시세 조종성 주문”이라며 “시세를 떠받치면서 상승세를 유지시켜 주가를 고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그룹사 임원들에게 카카오가 드러나지 않는 방법으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할 것을 지시했다”며 “임원들은 이러한 지시를 받아 조직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시세 조종 목적의 장내매집 범행을 실행한 조직적 범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성실하게 소명할 것을 약속하고,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 대표는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그룹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경영 쇄신과 인공지능(AI)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와 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돼서 안타깝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들이 이끌고 있는 모든 서비스들이 차질 없이 운영되고 서비스의 본질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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