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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권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대위원장(임시)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티메프 피해 판매자 비대위 발족식에서 피해 판매자들이 구영배 큐텐 대표의 구속수사와 구제대책 강구를 촉구하고 있다. 2024.8.6 [한주형기자] |
티몬과 위메프(티메프) 사태에서 계속 거론되는 문제는 상품권이다.
티메프가 위탁 판매하거나 티몬캐시처럼 직접 판매한 상품권을 현금화하거나 사용하기 어려워졌다.
수십~수백만 원을 지출한 ‘상테크족’의 상품권이 휴지 조각이 될 위험에 처했다.
같은 전자상거래 업종이지만 티메프와 쿠팡은 걸어온 길이 달랐다.
쿠팡이 택배 물류에 집중했다면 티메프는 상품권 위탁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 때문에 티메프의 자본잠식은 판매자에 대한 정산 지연으로만 끝나지 않고 이들이 그동안 발행·중개한 상품권 문제까지 야기했다.
상품권이나 티몬캐시를 산 사람들은 현금 대용물을 산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상품권은 티메프나 상품권 발행업자가 발행한 채권과 같다.
재무제표에도 부채 중 하나인 선수금으로 잡힌다.
만약 10만원 액면가의 상품권을 9만원에 판다면 이는 10% 할인된 발행이며 이는 쿠폰을 주지 않는 이상 상품권 판매자들의 신용 위험을 반영한 가격이다.
이 정도 고금리를 제시해야 할 정도로 회사가 자금이 급하다는 얘기다.
이게 월 10%의 이자율일지 연 10%의 이자율이 될지는 구매자가 상품권을 얼마나 빨리 소진할지에 달렸다.
투자 손실 위험이 높은 하이일드나 정크본드도 대부분 부도가 나진 않는다.
그러나 부도 확률이 다른 투자 등급 채권에 비해 매우 높은 건 부인할 수 없다.
상테크를 위해 상품권을 산 사람들도 본인들은 무위험 차익 거래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할인율이 높다는 것 자체가 위험 신호였다.
기업의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가격이 급락하거나 최악의 경우 휴지 조각이 되는 회사채는 다양한 형태로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를 눈치채지 못하고 투자한다.
가령 원금 지급을 보장하는 주가연계예금(ELD)을 예로 들어보자. 대개 원금 보장으로 오인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 역시 손실 위험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하는 법이다.
세상에 공짜 점심이 없는 것처럼 공짜 고금리도 없다.
김제림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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