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많고 집값 싸 젊은이들 몰려가더니”...아기 울음소리 가장 컸다, ‘이곳’ 어디?

일자리·집값·보조금 삼박자
혼인 건수·30대 인구 늘며
올 5월까지 4142명 태어나
작년 대비 2% 증가 웃음꽃

신천에서 바라본 대구시 전경. [사진 제공 = 대구시]
올해 들어 5월까지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출생아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대구시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같은 기간 혼인 건수 증가율도 전국 평균보다 2배 가량을 웃돌면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일자리와 집값 안정, 지역 차원 저출산 대책 등 삼박자가 갖춰지면서 만들어 낸 결 과로 분석된다.

좋은 일자리가 있고 집값이 싸다면 서울이 아니더라도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혼인과 출산으로 연결되는 저출생 극복의 메커니즘을 대구 사례가 보여주고 있다.


26일 매일경제가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2024년 5월 인구동향’ 조사를 분석한 결과, 올해 5월까지 대구시 출생아 수는 414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4059명) 보다 2% 증가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출생아 수가 늘어난 곳은 대구 외에는 인천과 서울 2곳에 불과했다.

인천은 6071명에서 6115명으로 0.7%, 서울은 1만 7364명에서 1만 7429명으로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전국 출생아 수는 10만 2029명에서 9만 9070명으로 2.9% 감소했다.


대구의 혼인 건수도 같은 기간 409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3420건) 보다 19.6%나 늘었다.

전국의 혼인 건수가 8만 5643건에서 9만 3117건으로 8.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대구의 증가세는 2배 이상 많았다.


대구에서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가 늘어나는 것은 타시도와 달리 결혼 적령기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 거주 중인 30~34세 인구는 2022년 14만 1065명에서 지난해 14만 6165명, 올해는 지난 5월 기준 14만 7530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대구에 젊은 인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일자리’에 있다.

대구는 오랫동안 ‘산업 정체 도시’ 이미지가 강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 등도 후순위에 머물러 왔지만 최근 몇년새 사정이 바뀌고 있다.

동북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시의 15세 이상 고용률은 59.8%로 통계청 자료가 공개 된 200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15세 이상 취업자 수도 대구는 전년 대비 1만 9000명이 늘어난 124만 7000명으로 역대 최고치였다.


반면 청년(15~29세) 실업률은 6.3%로 역대 최저였다.

취업자 증가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시가 8조원이 넘는 투자 유치를 이뤄낸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는 이전 10년 간 투자 유치에 맞먹는 금액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년 간 산업 혁신 분야에서는 대구의 주력산업을 ABB(AI, 블록체인, 빅데이터)·반도체·로봇·UAM·헬스케어 등 미래 5대 신산업으로 개편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대구 아파트값 하락에 따른 주거비 부담 해소도 혼인 증가를 이끄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대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공급 과잉 여파로 지난해 11월부터 36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고 아파트 전셋값도 41주째 내림세다.

현재 대구의 84㎡ 아파트 평균 가격은 3억 4000만원 수준으로 서울과 비교하면 30% 수준에 불과하다.

주거비 부담이 예비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 거리인 만큼 대구는 아파트값 하락이 오히려 혼인 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만의 출산 지원정책도 혼인과 출산율 제고에 한몫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작은 결혼식 비용 지원이다.

대구시는 예식 비용이 1000만원이 넘지 않는 작은 결혼식을 하는 예비 부부에게 1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80쌍에게 지원할 예정이며 현재 60쌍이 결혼을 했거나 할 예정이다.

또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에게도 최대 연 320만원의 전세 대출 이자 상환액을 지원하고 있고 다자녀 가정 기준도 올해부터 3자녀 가정에서 2자녀 가정으로 완화해 각종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난임 시술비는 1회당 기존 110만원까지 지원하던 것을 올해부터 최대 170만원까지 늘렸고 생애 최초 난임 진단 검사비도 최대 2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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