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호감도 한계 많던 해리스
‘포스트 바이든’으로 선전
‘50대50’의 나라 미국 대선
늘 약간의 차이가 승패 결정

오바마 전 대통령 지지 확보땐
100일 남은 대선판세 지각변동

지킬박사와 하이드로 바뀌는
트럼프 ‘예측불가능’ 단점 부상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여부에 따라 미국 대선판을 흔들 변수로 부상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AFP 연합>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대선 주자 바통을 이어받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트럼프 경쟁력을 두고 미국 매체들 사이에서 다양한 관전평이 쏟아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뀐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양자 대결에서 기존 열세 국면이 오차범위 내 박빙 구도로 바뀌는 이른바 ‘해리스 모먼트’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WP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이후 진행된 ‘NPR/PBS/마리스트’, ‘로이터/입소스’, ‘CNN’ 등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모두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조사 결과들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특히 해리스 부통령에게 나타나는 긍정적인 신호로 ▲젊은 유권자 ▲흑인 ▲라틴계에서 큰 폭의 상승세가 지목된다.


이 계층의 수치 증가가 중요한 이유로 WP는 “바이든에게 저조한 지지를 보이다 후보 사퇴 후 세 집단 모두에서 지지 열의가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고, 이는 다른 어떤 집단보다 높은 수치로 확인된다”고 분석했다.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여론조사 수치는 29~33%로 낮게 형성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직 중도 대통령직 사임에 대한 찬성 비율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기 집권 말에 의사당 공격 사태가 벌어지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사임 비율이 50%를 넘어섰던 때와 비교해 훨씬 낮다.


해리스의 부상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잇다.


대니얼 헤닝거 WSJ 칼럼니스트는 지난 24일 ‘카멀라 해리스가 선거에서 이길 수도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으로 바이든 경제정책 실패라는 부담을 떠안고 있는 점, 부통령 재임 중 저조한 퍼포먼스, 오히려 바이든보다 저조한 여론의 호감도 등을 거론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재능을 계속해서 증명해오며 특히 최근 총기 피습사건을 통해 용기까지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전히 미국 정치에서 지킬박사이자 하이드와 같은 이중적 캐릭터로 한계가 있다고 그는 꼬집었다.


지난 2016년과 2020년 대선 결과를 보면 공통적으로 대선 승리가 박빙으로 결정됐는데, 때로는 지킬박사 혹은 하이드로 스위치가 수시로 바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예측불가능한 캐릭터 탓에 대선 승리를 위한 표 확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헤닝거 칼럼니스트는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목할만한 정치적 성과로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 계층에서 젊은 남성들의 지지를 확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만약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한다면 이 부분에서도 판세가 바뀔 수 있다고 예상했다.


WSJ 칼럼니스트 페기 누넌 역시 ‘카멀라 해리스의 부상’이라는 칼럼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역할이 이번 대선에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나도 해리스가 트럼프에게 상대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미국은 50대 50의 나라”라며 양측이 각자 40씩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를 누가 더 가져가느냐의 여부에 따라 해리스 측에 승산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직까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 “오바마는 효과 극대화(maximum impact)를 위해 최대한 신중하게 자신을 참전시킨다.

그것은 기적의 경주(magical rally)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페기 누넌은 2008년 1월 민주당 내 대선 후보 경선 때 케네디 가문이 워싱턴DC 아메리칸대에서 버락 오바마 의원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고, 이를 통해 오바마가 진짜 연대를 할 수 있었던 것처럼 오바마도 이와 같은 극적인 지지 카드를 해리스 부통령을 위해 꺼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8년 1월 당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친딸인 캐롤라인 케네디와 함께 아메리칸대 오바마 유세 현장에 나와 깜짝 지지연설을 했다.


평소 중립적 태도를 보여온 케네디 가문이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면서 경선은 물론 대선 승리에도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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