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통장을 해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 가격이 치솟자 청약을 포기하고 기존 주택 매수로 방향을 선회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섣불리 청약 통장을 해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반기를 시작으로 수도권에서 공공분양이 본격적으로 공급되기 때문이다.


공공분양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주변 시세 대비 10~20% 낮은 금액으로 가격이 책정된다.

공공분양의 경우 비슷한 입지에, 똑같이 분상제가 적용된다 하더라도 통상 민간분양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공급된다.


하반기 분양을 앞두고 있는 공공분양은 총 11개 단지 5752가구(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급 기준)다.

수도권에선 9개 단지 4421가구가 예정돼 있다.

오는 9월엔 서울 '동작구 수방사'(263가구), 인천계양 A2블록(747가구)과 A3블록(359가구·신혼희망타운), 수원당수 A5블록(484가구·신혼희망타운), 의왕월암 A1블록(446가구·신혼희망타운)과 A3블록(424가구·신혼희망타운)이 예정돼 있고, 10월엔 파주운정3 A20블록(612가구), 11월엔 의왕청계2 A1블록(320가구·신혼희망타운), 성남금토 A4블록(766가구·신혼희망타운)이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청약 대기자들에겐 아쉽지만, 해당 가구 수만큼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하반기 공급되는 공공분양 단지는 모두 사전청약을 거쳐 이번에 본청약이 진행되는 곳들이다.

단지마다 상당수 분양 물량이 과거 사전청약을 통해 이미 주인이 정해져 있다.

청약 대기자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그간 당첨이 취소되거나 사전당첨자 지위를 포기한 이들이 꽤 발생했다는 점이다.

사전청약에선 예비당첨자를 뽑지 않기 때문에 당첨 취소 및 포기 물량은 본청약으로 전환된다.


9월 본청약이 예정된 동작구 수방사는 하반기 공공분양 최대어로 꼽힌다.

지난해 6월 사전청약에서는 이미 역대 공공분양(사전청약 기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총 263가구 중 255가구가 사전청약으로 조기 공급됐는데, 7만2172명이 몰리며 283대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선 매우 희귀한 공공분양 물량인 데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와 주변 시세 대비 5억원가량 저렴한 금액이 경쟁률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번에 나오는 물량은 최소 39가구 이상이다.

사전청약을 하고 남은 8가구에다 부적격자와 당첨 포기자가 31가구 나온 결과다.

3기 신도시 첫 본청약도 9월에 이뤄진다.

인천계양 A2·A3블록이 총 17만가구가 들어설 3기 신도시의 마수걸이 분양을 실시한다.

A2블록은 일반 공공분양으로, 747가구 규모다.

면적별로는 전용면적 59㎡가 539가구로 가장 많고, 전용 74㎡와 84㎡가 각각 178가구와 30가구로 구성된다.

747가구 중 무려 709가구가 2021년 7월 사전청약으로 풀린 상황이다.

남은 가구는 38가구밖에 없으나 본청약 물량은 이보다 조금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H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사전청약 이후 현재(7월 9일 기준)까지 사전당첨자 709가구 중 145가구가 당첨이 취소됐거나 포기한 상태다.

이에 본청약에선 최소 '183가구+α'가 나올 예정이다.




신혼희망타운인 A3블록(총 359가구)은 341가구를 2021년 7월 사전청약으로 조기 공급했고, 올 7월 기준으로 이 중 104가구가 사전당첨자 지위를 포기한 상태다.

9월 본청약에서 최소 122가구 이상 나오는 것이다.

A2블록과 A3블록은 나란히 인접해 있는데 A2블록은 공원과 맞닿아 있고, A3블록은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를 품고 있어 신혼부부들에겐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다.


10월에 나오는 파주운정3 A20블록도 수많은 청약 대기자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다.

올해 말 개통 예정인 GTX-A의 기점역인 운정역의 역세권 단지기 때문이다.

운정역을 서·남·북으로 둘러싸게 될 6개 주상복합단지를 제외하면 운정역 마지막 역세권 분양 물량이다.

파주운정3 A20블록은 총 612가구 중 580가구가 사전청약(2021년 10월)으로 조기 공급된 직후 58가구가 부적격자로 당첨이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3개 단지를 제외한 하반기 수도권 공공분양은 모두 신혼희망타운이다.

모든 단지가 전용 55㎡이고, 수원당수 A5블록의 경우 전용 46㎡도 일부 있다.

면적도 작고, 향후 제3자에게 되팔 때 시세 차익의 일부를 LH에 반납해야 하는 단점도 있지만 입지만큼은 눈여겨볼 만하다는 평가다.


의왕청계2 A1블록은 신설 예정인 월곶판교선 청계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두 정거장이면 판교역에 도착한다.

성남금토 A4블록은 양질의 일자리가 몰려 있는 판교제2테크노밸리와 맞닿아 있다.

성남금토는 2021년 12월 사전청약 당시 당첨자 727가구 중 139가구(19%)가 부적격 당첨자로 탈락했다.

지난 2년여 간 중도 포기한 가구와 본청약 미신청자들까지 합하면 200가구가 넘어 가장 많은 본청약 물량이 나올 전망이다.

의왕월암지구는 GTX-C 의왕역(예정)과 가까워 대표적인 수혜 주거지역으로 꼽힌다.


한편 내년엔 3기 신도시 물량이 공공분양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정부가 수도권 공급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3기 신도시 조기 공급을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2월 착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곳들이 다수 있다.

민간 참여 공공주택 사업으로 진행 중인 곳들이다.

하남교산 A2블록, 남양주왕숙 B1블록과 B2블록(이상 뉴홈 일반형), 부천대장 A5블록과 A6블록(이상 신혼희망타운·공공임대 혼합) 등이다.

하남교산과 남양주왕숙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부천대장은 DL이앤씨 컨소시엄이 민간사업자로 참여해 공공분양이지만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가 붙을 전망이다.

이 중에선 가장 먼저 하남교산 A2블록이 내년 3월 분양될 예정이다.

나머지 단지들도 착공 목표 시기가 동일한 만큼 이르면 내년 상반기 내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월 청약제도 개편으로 모든 공공분양엔 신생아 특별공급 물량이 배정된다.

과거 사전청약 땐 신생아 특공이 없었던 단지라도 본청약엔 특공 물량이 마련되는 것이다.

지난 6월 저출생 대책으로 발표된 내용으로, 공공분양 일반공급 물량의 50%를 신생아 가구에 우선 공급하는 방안은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LH 관계자는 "이르면 하반기 말께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소한 내년 1분기에 공급되는 하남교산과 남양주왕숙부터는 일반공급에서도 신생아 가구의 당첨 기회가 크게 넓어지는 것이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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