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中과 경제 밀착…1조5천억원대 차입

지난 5월 정상회담 당시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AFP 연합뉴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헝가리가 최근 중국 은행들로부터 자국 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에 쓸 자금으로 1조 5000억원을 차입한 것으로 드러나 EU 회원국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헝가리는 친러시아·친중국 색채가 강한 나라로 최근 EU집행위원회까지 나서 하반기 순회의장국을 맡는 헝가리 주최 주요 회의 등에 보이콧을 선언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헝가리는 지난 3월 자국 에너지 및 인프라 사업에 쓸 자금 10억 유로(1조5028억여원)를 중국의 3개 은행으로부터 차입했다.

해당 금액은 헝가리의 역대 차관중 가장 큰 금액으로 알려졌다.


헝가리의 자금 차입에는 중국개발은행과 중국수출입은행, 중국은행 헝가리 지점 등이 참여했으며 3년 만기 변동금리 대출 방식의 계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헝가리 정부는 처음에 중국과의 자금 차입에 관한 합의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헝가리 경제 매체인 포트폴리오가 자금 차입 사실을 처음 보도하자 공식 확인했다.


헝가리의 공공 부채는 1400억유로(GDP의 73.5%)에 달하고, 재정적자는 GDP의 6.7%에 달해 현금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나 외화부채 비율이 30%에 접근하고 있는 헝가리가 중국의 자본을 끌어다 쓰는 데 거리낌 없는 모습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다른 EU 회원국들과는 대조적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이번 차입은 헝가리와 중국과의 관계가 심화되면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BYD),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은 지금까지 총 160억유로를 헝가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눈에 띄는 친러시아·친중국 행보로 다른 EU 회원국들과 엇박자를 내왔다.

EU 회원국 정상들이 만났던 이달 9일 미국 워싱턴 회동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잇따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헝가리는 중국과 협력 수준을 한층 더 격상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지난 5월 오르반 총리는 시 주석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회담한 뒤 공동회견을 열어 에너지와 인프라 등 18개 분야에서 협정을 체결하고 긴밀하게 협력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시주석은 부다페스트를 방문하기 전 성명에서 “양국 관계는 역사상 최고이며 황금빛 항해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몇 주 뒤, 오르반 총리는 하반기 EU 순환의장국을 맡은 직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양국 관계를 최고 수준인 ‘새로운 시대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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