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 그린색 배경에 검정색 소문자
대선판 흔들 반전카드로 급부상
최고령 후보 경쟁구도 급변에
젊은 층 정치복귀 신호로 감지

해리스 부통령 선거본부의 X 배경이미지 [사진 출처 = X화면 캡처]
역대 최고령 대통령 후보 간 경쟁이었던 대선 구도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하면서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해리스 캠프가 미국 젊은 층에서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영국 가수 찰리XCX의 앨범 ‘브랫’ 이미지를 자신에게 덧입히는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층의 표심까지 흔드고 있는 것. 현지 매체들은 바이든 후보 사퇴 후 대선 구도가 급변하면서 정치에 거리를 뒀던 Z세대가 다시 정치에 관심을 갖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3개 면을 할애해 해리스 부통령을 소재로 한 ‘밈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발단은 Z세대에 있어 ‘신적인 존재’로까지 추앙받는 가수 찰리XCX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이었다.

그는 이곳에 “카멀라는 ‘브랫’하다(kamala IS brat)”는 글을 올렸다.

‘브랫’은 찰리XCX의 최신 앨범 제목이다.

네온 그린색 배경에 소문자로 ‘brat’이라는 단어가 쓰인 이 앨범 재킷 디자인은 젊은 층 사이에서 가장 ‘힙한’ 이미지로 받아들여진다.


‘brat’은 사전적으로는 ‘악동’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Z세대들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은 하고’, ‘무뚝뚝하지만 자기애가 강하며’, ‘거침없는 성격’ 등으로 다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찰리XCX의 지원사격에 해리스 캠프는 SNS 배경 이미지를 네온 그린색 배경화면에 검정색 소문자 ‘카멀라 본부(kamala hq)’가 쓰여진 이미지로 바꿨다.

이에 젊은 층이 폭발적으로 반응하기 시작됐다.

해리스의 네온 그린색, brat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밈이 쏟아져나온 것이다.


또 “나는 정말 카멀라해(I’m so kamala)”를 필두로 ‘데모브랏츠(DemoBrats·민주당원과 brat의 합성)’, ‘브라발라(bratala·카멀라와 brat의 합성)’ 등 신조어까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제시카 매독스 앨라배마대 조교수는 “(이 현상은) 단순한 밈을 넘어 하나의 결집된 외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이같은 밈과 동영상은 주로 바이든의 나이, 그리고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을 우려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던 유권자층 Z세대에 의해 제작되고 있다”며 “바이든이 물러난 후 해리스는 미국 젊은이들과 더 친숙한 후보로 자신을 알릴 기회를 얻었다”고 분석했다.


해리스의 ‘밈’ 가운데서는 지난 5월의 ‘코코넛 나무’ 발언 영상도 빼놓을 수 없다.

해리스 부통령이 “젊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코코넛 나무에서 갑자기 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며 웃는 장면인데, 당시 일부에서는 이를 ‘기묘한 발언’이라며 공격소재로 삼기도 했다.


하지만 앞뒤 맥락을 종합하면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어머니에게 들은 조언을 소개한 부분으로 “삶의 모든 것이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의 연설이었다.


뉴욕타임즈는 칼럼을 통해 “트럼프의 경쟁 우위는 그의 선거운동이 팬덤과 인터넷을 활용한 반면, 상대 후보들은 그렇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해리스 밈은 그가 트럼프에 대항할 수 있는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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