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물러나는 하이브 박지원 대표…하이브 남아 테크 융합 돕는다

하이브 박지원 대표 (회사 제공)
▲CEO 오늘

하이브 박지원 최고경영자(CEO)가 사의를 밝히면서 3년 만에 회사 사령탑에서 내려오게 됐습니다.

박 CEO는 24일 사내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더 적극적으로 하이브의 미래를 준비하고 대응해 나감에 있어서 새로운 리더십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갈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 계획에 따라 올해 초부터 '하이브 2.0'을 리드할 적임자이자 신임 CEO로 이재상 님이 채비해오고 있었다"고 알렸습니다.

박지원 CEO가 전격 사의를 밝힌 것은 최근 불거진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으로 뒤숭숭해진 사내 분위기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기업 이미지와 성과에 타격을 입은 하이브가 '대표이사 교체 카드'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됩니다.

하이브와 민희진 대표가 올봄 극한 대립을 겪으면서 방시혁 의장과 박 CEO가 민 대표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적나라하게 공개됐고, '소비자'라 할 수 있는 K팝 팬들 사이에서의 하이브의 기업 이미지도 적잖은 타격을 받았습니다.

하이브는 어도어 이사진을 자사 측 인사로 대체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당초 목표로 한 민 대표 교체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이루지 못해 양측은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는 상태입니다.

가요계에서는 '어도어 사태'가 하이브 내부의 극한 공방에서 민·형사 쟁송으로 넘어가 소강상태를 맞은 만큼, 이를 기회로 하이브가 CEO 교체로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도약과 성장의 모멘텀을 준비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박지원 CEO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지만 회사를 떠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사내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이브는 "박 CEO는 향후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테크놀로지의 융합 영역에서 본인의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회사 성장 전략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박지원 CEO는 넥슨 코리아 CEO와 넥슨 재팬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지내다 2020년 5월 하이브에 합류했습니다.

그는 이직 다음 해인 2021년 방시혁 의장을 대신해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그간 하이브의 경영전략과 운영 전반을 총괄했습니다.

박지원 CEO는 재임 기간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글로벌 확장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기간 하이브는 2020년 10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했고, 2021년 글로벌 팝스타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속한 이타카 홀딩스를 전격 이수해 몸집을 키웠습니다.

또 지난해 미국 유명 힙합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와 라틴 음악 업체 엑자일 뮤직을 사들여 K팝을 넘어 사업 영역을 넓혔습니다.

박지원 CEO는 핵심 IP(지식재산권) 방탄소년단(BTS)을 중심으로 '멀티 레이블' 체제 고도화에 힘을 쏟으면서, 하이브는 국내 가요 기획사 가운데 처음으로 2022년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작년에는 2조원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이브의 작년 연매출(이하 연결기준)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1천781억원과 2천956억원으로 3년 전인 2020년 대비 각각 2배 이상 커졌습니다.


▲학력/경력/가족

출생 : 1977년 출생

학력 : 2000년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 졸업

경력 : 2021년 하이브 대표이사, CEO
하이브 HQ CEO
2020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HQ CEO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부회장
2018년 넥슨 글로벌 COO
2014년 넥슨 코리아 CEO
2012년 넥슨 코리아 글로벌 사업총괄
2010년 넥슨 저팬 운영본부장
2009년 넥슨 저팬 경영기획실장
2003년 넥슨 입사


▲어록

"최근 우리 회사를 둘러싸고 많은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간 엔터테인먼트 선도 기업의 일원으로 자긍심을 가져온 구성원 여러분들께서 적잖은 당혹감과 혼란스러움을 느끼시리라 생각한다. 멀티레이블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려 팬들과 아티스트 그리고 구성원 여러분들께 송구한 마음이다. 사건이 일단락 된 만큼, K-팝의 소중한 자산인 아티스트들의 심리 치유와 정서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2024년 4월 23일, 하이브 사내 공지 메일)


[ 황주윤 기자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