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7월 소비자동향조사’ 발표
장마철 농산물 가격 변동은 변수

지난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 과채류 코너에서 소비자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김호영기자>

소비자들이 내다보는 향후 1년 물가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년 4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 수준으로 둔화 추세를 보이고, 생산자물가가 7개월만에 하락 전환하며 물가 지표가 안정을 되찾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도 확대됐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2년 3월(2.9%) 이후 처음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2월 3.0%를 기록한 뒤 오르내리는 추세를 보이다가 2%대를 기록한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기대인플레이션율 응답 분포를 살펴보면 앞으로 1년간 물가가 2~3% 수준이라고 예상한 응답한 비중이 2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3~4%(21.2%), 1~2%(14.7%), 4~5%(10.8%) 오를 것이라는 반응이 뒤를 이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54.3%), 농축수산물(49.9%), 석유류 제품(35.0%)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 농축수산물 응답 비중이 7.9%포인트 감소한 게 특징이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3포인트 내린 95를 기록했다.

미국 CPI 예상치 하회, 고용지표 둔화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기대 등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농산물, 가공식품 등 체감물가 위주로 상승세가 둔화했고, 그 영향으로 생활물가와 전체적인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둔화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 팀장은 “공공요금 인상, 장마·폭우 등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 높은 환율 수준 등은 변수”라고 덧붙였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6으로 전월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CCSI는 2개월 연속 올랐으며, 지난 2022년 4월(104.3)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 인식이 최근 들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6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가 모두 상승한 점이 특징이다.

현재경기판단이 77로 6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향후경기전망도 84로 4포인트 올랐고, 소비지출전망도 111로 2포인트 상승했다.


황 팀장은 “하계 휴가철을 맞아 여행과 오락문화, 내구재 등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며 “최근 수출 호조세 관련 뉴스와 미국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주가 상승 등도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준 부분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가격전망CSI 지수와 미분양주택 현황 <자료=한국은행, 국토교통부>
금리 인하 기대감과 대출 규제 시행 연기 여파 등으로 집값 전망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월보다 7포인트 오른 115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11월(116)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최근 들어 많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황 팀장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연기,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 수도권 중심 아파트 가격 상승세 등으로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8일 전국 2500가구(2291가구 응답)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