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수 국세청장은 2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과정에서 드러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해 "재판에서 나온 것이든 소스가 어디든 과세해야 할 내용이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 청장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가 보관해온 1991년 선경건설(SK에코플랜트 전신) 명의 약속어음과 메모도 등장했습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이 메모를 근거로 노 전 대통령의 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선친인 최종현 전 회장에게 흘러 들어갔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임 의원은 "이 300억원이 노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나 유효한 채권이라면 2021년에 사망한 노 전 대통령의 상속재산에 포함돼야 한다"며 "이것을 빨리 조사해서 유효한 채권인지 차명재산인지 증여인지 밝혀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습니다.

국세청 차장 출신인 임 의원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서 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되묻자, 강 청장은 "여러 가지 법령 검토, 특히 시효 검토를 해보고 과세할 건이면 당연히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강 청장은 앞서 인사청문회에서 SK 측으로 흘러 들어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해 과세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바 있습니다.

강 청장은 '법령 또는 시효 검토에 얼마나 시일이 걸리겠느냐'는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의 추가 질의에 "이런 정도 이슈가 돼서 과세하려면 우선 사실관계가 다 확정돼야 한다"며 "1심, 2심, 3심에서 될 수도 있지만, 저희가 법원에서 수집한 자료라든지 여러 부분을 통해 일단 확정돼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강 청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전재국씨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의 역외 탈세 과세 여부에 대해서는 "특정인의 총 과세금액이나 역외탈세가 어느 정도 되는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역외탈세와 관련해 탈루 혐의가 있으면 그게 누구든 반드시 한번은 검증을 거치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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