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내 금리인하 안된다” 시사에···美 국채금리 상승압력?

미 국채금리 4개월만에 최저수준 하락
미 연준 ‘9월 금리인하설’ 대두에 영향

트럼프 당선 후 재정 지출 늘어나면
국채 발행 증가 금리 상승 가능 전망

트럼프 “대선 전 금리인하 해선 안돼”
美 장기채 상품 매수 개미들 전전긍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행사에 참석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2기 체제를 대비한 글로벌 자산 시장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트럼프 당선 확률 상승에 따라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한편,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가 9월에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확정적 시각까지 더해지며 시장에는 혼돈 양상이 드리우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국채 금리는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곧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17일(현지시간) 오후 3시 기준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2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46%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1.6bp 내린 4.429%였다.

채권 시장에서는 당장은 9월 금리 인하설이 더 확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연준이 9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5.25∼5.50%로 동결할 확률을 0%로 반영하고 있다.


이번 주 초 금리 인하가 가까워졌다고 시사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함께 주요 연준 인사들도 머지않은 미래에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 장기 국채 금리에서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트럼프가 강경한 무역정책과 규제 완화, 각종 감세 등을 통한 팽창적 재정지출 정책을 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재정지출을 늘리는 정책은 곧 국채 발행 증가와 함께 금리 상승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스티브 소스닉 그리니치증권 선임전략가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즉각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높은 금리 수준이 낮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는 대선 전 금리 인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어쩌면 그들(연준)이 11월 5일 선거 전 (금리 인하를) 할 수 있겠다.

그것은 그들도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경우 채권시장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다.

지금의 예상보다 세금 인하 정책이 보수적으로 수립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피터 베레진 BCA리서치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최근 리포트에서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채권에 악재가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라면서 “일반적인 통념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는 시장의 예상과는 반대로 당선 후 세금을 대폭 인하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관세율을 인상해 세금을 늘릴 것”이라며 “이는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만큼 주식에는 악재지만 채권에는 호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BCA리서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놓은 재정 부양책 및 감세 정책의 강도가 시장의 예상보다 약할 경우, 오히려 경기 후퇴와 성장률 둔화가 크게 반영되며 결과적으로 장기 채권의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 국채 금리 하락에 베팅하고 장기채권형 상품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에게는 국채 금리 상승 압력 우려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장기채는 단기채보다 채권 회수 기간(듀레이션)이 길어서 같은 폭의 금리 하락에도 수익률이 더 커진다.

다만 금리가 오르게 되면 마이너스도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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