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하자 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8월 조기 인하' 전망이 잇달아 수정되고 있습니다.

교보증권은 이날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당초 8월에서 10월로 바꾸며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없었던 점, 높아진 금융 불균형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존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다르게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금융 불균형 리스크 상승은 통화정책 전환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잘못된 금리인하 시그널이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라는 이창용 총재의 발언을 고려하면, 금융 불균형 이슈가 통화정책 전환 지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 유심히 보고 있다"며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유입한다거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에 금통위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래에셋증권도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을 기존 8월에서 10월로 변경했습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결정 시) 확인하고자 하는 변수 중 하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장인 것 같다"며 "미국 고용 둔화 및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최근 발언 등을 고려했을 때 연준은 하반기 금리 정상화 기조를 밟아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이를 고려하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된 뒤 한국은행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습니다.

상상인 증권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당초 8월에서 4분기 중으로 수정했습니다. 신얼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8월 또는 10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확인되고 그 차기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동시에 "한은의 올해 금리 인하 횟수도 2회에서 1회로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와 외환시장 변동성, 주택가격 흐름, 가계부채 증가세 등 복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BNP파리바 역시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을 기존 8월에서 10월로 조정했습니다. BNP파리바는 "이번 금통위에서 나온 한은의 입장은 미 연준의 정책 결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금융 안정성을 인플레이션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4분기, 그중에서도 아마 10월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한화투자증권 등은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을 기존 전망인 10월을 유지해 시장 컨센서스는 '10월 인하 개시'로 형성되는 분위기입니다.

단, NH투자증권[005940]은 8월 기준금리 인하 개시라는 종전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개월 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는 금통위원 수가 지난 5월 1명에서 이번 달 2명으로 확대됐다"며 "물가 기준으로만 본다면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이 총재의 언급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결국 미 연준의 신호에 따라 인하 개시 시점이 결정될 텐데, 최근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에 대한 약한 확신이 생겼다고 언급했다"며 "이를 고려하면 7월 FOMC에서 미국이 금리 인하의 여지를 열고, 8월 잭슨홀 미팅에서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분명한 힌트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8월에는 지금보다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 분위기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한국은행의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이명진 기자 / pridehot@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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