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PI 3개월 연속 둔화 … 파월 "인플레 2% 안 기다릴 수도"

"비둘기 파월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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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10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의 상·하원 통화정책 보고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줄곧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작심한 듯 어느 때보다 진전된 금리 인하 경로를 밝혔다.

우선 기준금리 인하를 위한 장애물이 제거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간다는 더 큰 확신이 없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크게 달라진 입장이다.

다만 아직 "충분한 확신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 실제 인하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했다.

특히 입버릇처럼 강조하던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2% 달성이 기준금리 인하의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로 낮아질 때까지 금리 인하를 기다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지난 5월 전년 대비 2.6% 상승해 아직 2%를 웃도는 수준이다.

파월 의장의 강한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적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그는 "실업률을 낮게 유지하면서 완만한 물가 안정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이중 책무인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달성해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물가 안정 속 경제 성장)를 향해 가고 있다는 말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개월 연속 둔화한 것도 파월 의장의 피벗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지난달 CPI는 전달 대비 0.1% 하락했다.

CPI가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팬데믹 개시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 인하가 유력하다고 전망한다.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달 말로 예정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은 91.2%로 유력하고, 9월에 인하될 가능성은 85.4%로 매우 높다.

다만 파월 의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가 11월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는 주어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시점에 준비되면 결정할 것"이라며 "정치적 일정과는 관계없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확산하자 시장은 환호했다.

지난 10일 뉴욕 증시 3대 주요 지수는 모두 1%대 상승했다.

특히 S&P500지수는 처음으로 5600선을 돌파해 올해 들어 37번째 최고점을 경신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