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인하 확산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이 고금리를 너무 오래 유지하면 경제와 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고용시장 냉각이 심상치 않다고 진단하고 물가 안정뿐만 아니라 완전고용에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파월 의장이 경기 하강을 피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은 그의 발언이 '9월 인하설'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한국도 영세 상공인을 중심으로 내수 침체가 심해진 가운데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까지 둔화돼 경기 진작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경기 위축 여파에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전년 동기 대비 9만6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두 달째 10만명을 밑돌았다.


파월 의장은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반기 통화정책 보고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직면한 유일한 리스크가 아니다"며 "최근 데이터를 보면 고용시장 조건이 2년 전보다 훨씬 더 냉각됐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물가 리스크가 컸지만 이제 물가와 고용이 균형을 이루는 리스크가 됐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더 나아가 "제약적 통화정책을 너무 늦게 혹은 너무 적게 완화하면 과도하게 경제활동과 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밝혔다.

인플레이션이 더 하강해야겠지만 고용시장이 크게 냉각된 만큼 금리 인하를 단행할 조건에 더 가까이 갔음을 뜻한다.

11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하지만, 인하를 지지하는 소수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은 "최근 물가상승률이 2%대로 안정됐는데 고용 상황은 좋지 않고 자영업자 고금리 충격이 누적되고 있다"며 "한은이 경기 물꼬를 트기 위해 보다 전향적으로 통화정책 완화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되면서 섣불리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서울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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