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TV Who Is?] 한미약품 사실상 손에 쥔 '캐스팅보트' 신동국, 누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회사 제공)
▲CEO 오늘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 분쟁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중심으로 창업주 일가 사이의 갈등이 봉합됐습니다.

신동국 회장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사내이사는 10일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 종식을 선언했습니다.

전날 가진 회동의 결과로 보입니다.

앞서 신동국 회장은 임종윤 이사의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여동생인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의 지분 일부를 사들인 바 있습니다.

이로 인해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키맨'인 신동국 회장이 모녀 측에 힘을 실어주기로 선회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신동국 회장은 "최근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 일부의 매입은 상속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한편, 한미약품을 지키기 위한 대승정 결단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송영숙 회장은 신동국 회장에게 일부 지분을 팔기로한 직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신동국 회장은 "송 회장이 회사 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임종윤·임종훈 형제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책임 경영과 전문경영, 정도경영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융합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이브리드 형태의 경영에 대해 신동국 회장과 임종윤 이사는 수직적인 '회장-대표이사' 체제에서 벗어나 위원회와 고문단을 중심으로 경영하는 그림을 제시했습니다.

경영진을 견제해 전문·정도 경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신속한 밸류업 성과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입니다.

신 회장과 임 이사는 "신속한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데 필요한 인적자원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기로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영 활동의 평가

신동국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로, 임성기 회장과 통진종합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입니다.

펑소 임성기 회장 집안과 형제처럼 지내오다 지난 2000년 한미그룹과 본격적인 연을 맺었습니다.

특히 신동국 회장은 한미약품이 동신제약을 인수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당시 신 회장은 동신제약 지분 60만주를 한미약품에 장외거래로 넘겼습니다.

여기에 임성기 회장이 보유한 개인지분을 더해 한미약품은 동신제약 지분 21.6%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습니다.

2010년엔 한미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입했습니다.

그해 7월 한미그룹은 한미사이언스를 출범시키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고, 같은 해 10월 신 회장은 420억 원을 들여 한미사이언스 지분 12.5%(113만 1692주)를 사들였습니다.

신 회장은 임성기 회장의 권유를 받아들여 지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한미사이언스 지분 일부를 사고팔면서 작년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 지분 12.2%(849만8254주)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 지분은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신동국 회장은 경영권 분쟁 당시 임종윤·종훈 형제 측을 지지했고, 신 회장 지분을 등에 업은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아슬아슬한 표 차이로 경영권을 확보했습니다.

이와 별개로 신 회장은 한미약품 주식도 일부 보유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 신 회장이 보유한 한미약품 지분은 7.7%(96만 9213주)로 주요 주주 가운데 한미사이언스(41.4%), 국민연금(9.7%)에 이어 세 번째로 많습니다.

다만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총에서 신 회장은 이사로 선임되지 않았습니다.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분쟁이 주주 제안을 통한 이사 선임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주주 제안 당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던 신 회장은 이사 후보로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신동국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한미약품 이사회에 진입하게 됐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이끌던 그가 제약바이오기업의 경영에도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된 셈입니다.

동신제약 지분 매각으로 한미약품과 연을 맺은 지로부터 24년,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입한 지로부터는 14년 만의 일입니다.

신동국 회장이 설립한 한양정밀은 1985년에 만들어진 회사로 소형굴삭기 및 자동차부품 제조·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양정밀의 2023년도 매출액은 878억 1728만 원, 당기순이익은 60억 1415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생애

신동국 회장은 1950년 김포에서 태어났습니다.

신 회장은 통진읍 가현리 함박구지 마을에서,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바로 옆 마을인 가진개 마을에서 나고 자란 인연이 있습니다.

신동국 회장은 통진종합고등학교를 졸업해, 같은 고등학교 선배인 임성기 회장과 선후배 사이로 친분이 두터워졌습니다.

두 사람은 장학회를 함께 만드는 등 고향발전을 위한 모임을 함께하며 막역한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신 회장은 임 회장이 만든 김포 출신 애향 단체 '금청회'에서 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금청회는 기업인뿐 아니라 국회의원, 판검사 등 정재계 및 법조계 인사들까지 두루 포함된 모임입니다.

이에 앞서 신동국 회장은 군대를 제대하고 1981년 한양정밀 공업사를 설립했습니다.

1985년 사명을 한양정밀로 변경하고 굴삭기와 자동차 서스펜션, 디스크, 드럼, 허브 등을 만드는 종합 부품 회사로 발전시켰습니다.

이후 한양정밀은 김포와 창원, 인천, 군산, 의령 등에 공장을 세우고 폴란드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며 연 매출 3천억 원, 직원 수 1천 명에 달하는 김포의 대표적인 부품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2015년도에 한양정밀은 창의적 기업으로 선정돼 '창조혁신대상' 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한양정밀에는 한양에스앤씨, 에이치앤디, 가현 등 비상장 관계사들이 있는데, 전부 신 회장과 아들로 추정되는 신유섭 한양정밀 사장이 지분 전량을 쥐고 있는 구조입니다.

이와 함께 신동국 회장은 임성기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한미약품에 투자하면서 2020년에는 보유 주식 가치가 1조 원 이상으로 급등, 그해 대한민국 주식부호 2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신동국 회장은 매달 김포시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천만 원을 성금으로 기부하고, 모교인 통진중고등학교에 매달 200만 원의 급식비 지원을 하는 등 고향을 위한 다양한 기부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스스로가 어렵게 자수성가한 사람으로서 '고생철학'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고생은 하버드대학교 졸업장보다 낫다"는 말을 남기며 정도경영을 추구해 왔습니다.


▲학력/경력/가족

학력 : 통진종합고등학교 졸업

경력 : 1985년 한양정밀 설립, 대표이사
2024년 6월 한미약품 기타비상무이사


▲어록

"한미약품은 제네릭을 비롯해 신약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는 국내 최고의 제약사인데 오너 이슈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상황이 안타깝다. 신사업이나 교통정리 할 부분들이 많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젠 적극적으로 나서 정리할 순간이다. 그간 송영숙 회장이 힘든 상황을 오롯이 홀로 견뎌왔는데 이제는 내가 중재를 하고 수습을 할 것이다. 나의 최종 목표는 임씨 가문이 잘 남아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 형제들도 잘 따라올 것으로 기대한다"
(2024년 7월 8일, 더벨 인터뷰)

"그룹 경영권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당사자들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큰 어른으로서 혼란과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 도입을 통해 한미가 글로벌 제약사로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고, 지원토록 할 것"
(2024년 7월 3일, 보도자료 배포)

황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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