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이번달 급여는”…경기 불황에 임원 보수도 깎는 건설사들

SGC E&C 비상경영 선포
아이에스동서 조직 축소
포스코이앤씨는 비용절감

서울 시내 한 건설사의 공사 현장이 PF 채권 회수 절차에 따라 공사가 잠정 중단되 방치된 모습. [매경DB]
건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며 건설사들이 임원 급여를 삭감하고 조직을 간소화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과 달리 지방 부동산 경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지방 중소 건설사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순위 34위 SGC E&C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비상경영 시행을 선포했다.

이 건설사는 전사 조직개편, 임원 수 감원 및 급여 삭감, 팀장·PM·CM·EM 수당 6개월간 지급 금지, 직원 자기돌봄 휴무 시행 등 비상경영 시행에 따른 조치 계획을 밝혔다.

비상경영은 6개월간 실시할 계획이다.

SGC E&C 관계자는 “비상경영과 관련한 구체적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신규 수주가 줄고 현장이 많지 않아 연초부터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급휴가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2억1246만원으로 전년 동기(38억2154만원) 대비 69% 이상 급감했다.

해외시장 플랜트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성장했지만, 건축 등 토건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시공순위 23위 아이에스동서도 건설경기 불황에 따라 조직을 슬림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임원진을 상당수 교체하고 부서간 통폐합을 통해 조직을 간소화하는 조치로 건설업 불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는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지만,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진 아직 시일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지방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중견·중소 건설사들의 실적 개선도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가격이 반등한 서울 정비 사업장에 중견 건설사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이 실적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지방 부동산 경기가 나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의 혹한기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 경기 침체 여파는 대기업도 피할 수 없다.

포스코 이앤씨는 지난 4월부터 임원들이 임금의 10~15%를 자진 반납하고 회의비를 30% 감축하는 등 조치로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직원들도 경영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임금 조정을 회사에 위임하고 연차 100% 사용 등 경비 절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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