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글렀어”…신생아 특례대출 활용 매입 주택 몰린 곳 보니

‘9억원 이하 주택’ 제한 영향
서울 주택매입 8% 그쳐
같은기간 경기·인천은 41%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설치된 신생아 특례 대출 입간판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최저 1%대 금리로 주택 구입 자금과 전세 자금을 빌려주는 신생아 특례대출 신청액이 출시 5개월 만에 6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연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을 시작한 올해 1월 29일부터 지난달 21일까지 총 2만3412건, 5조8597억원의 대출 신청이 들어왔다.


이 가운데 주택 구입 자금 대출(디딤돌) 신청이 1만5840건, 4조4050억원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전세 자금 대출(버팀목)은 7572건, 1조4547억원 규모다.


지역별 대출 신청을 보면, 신생아 특례 디딤돌 대출을 받은 가구 중 33%는 경기도 내 집을 구입했다.

경기도의 디딤돌 대출 신청이 5269건(33.3%)이었고, 액수로는 전체 디딤돌 대출 신청액의 36.7%(1조6171억원)를 차지했다.


경기도에 이어 인천의 디딤돌 대출 신청이 1279건(8.1%), 서울이 1216건(7.7%)으로 뒤를 이었다.

신생아 특례대출을 활용한 10명 중 4명(41.3%)이 경기와 인천 주택을 구입한 셈이다.


이는 주택 가액 기준이 9억원 이하로 제한돼 있어 서울보다는 경기, 인천의 대출 신청 건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디딤돌 대출 신청 액수는 인천 3765억원, 서울 4415억원이다.

비수도권에서는 대구(1043건·3212억원), 부산(1003건·3029억원)의 디딤돌 대출 신청이 1000건을 넘겼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나 1주택 가구(대환대출)에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다.

대상 주택은 가격 9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다.

현재 소득 기준은 부부합산 1억000만원, 자산 기준은 4억6900만원 이하다.


신생아 특례 전세 대출 신청 역시 경기에 집중됐다.

경기도 신청 건수가 2천747건으로 36%를 차지했고, 서울이 1천552건(20%), 인천이 554건(7%)으로 뒤를 이었다.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 이후 서울 외곽까지 집값 상승세사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대출 대상이 출산 가구에 국한되는 데다가 9억원 미만 주택이라는 제한도 있어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현재 주택 가격 상승의 이유는 실거주자들이 금리 충격 때문에 미뤘던 주택 구매 의사결정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사비 인상으로 분양가가 높아지는 가운데 청약 경쟁률은 여전히 치열하고, 전월세 가격은 계속 올라가니 실수요자들이 기존 주택 구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저렴한 매물부터 소진되기 때문에 서울 노원·도봉·강북과 경기도의 주택 거래량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것이지, 신생아 특례대출과는 직접 연결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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