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 돌파 닛케이…시총 1000조엔 돌파 주역은 반도체 말고 ‘이것’

5일 닛케이 지수 사상 최고치
시가총액도 사상 첫 1천조엔

연초 시장 이끌던 반도체종목
전통 제조업과 금융업에 바통

도쿄 치요다구 도쿄증권거래소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1부)의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엔(약 8600조원)을 돌파했다.

연초 반도체 종목이 시장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전통 제조업과 금융업이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도쿄 증시 프라임시장의 시가총액이 4일 1007조엔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000조엔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 증시 주요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이날 4만91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닛케이지수는 5일 오전 한때 4만1000대를 돌파하는 등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일본 주식 시장 활황의 배경으로는 돌아온 해외 투자자를 꼽을 수 있다.

미국 모건스탠리의 멀티에셋운용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짐 캐런 씨는 닛케이에 “일본의 밸류업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일본 주식 종목은 기준이 되는 자산배분 비율보다 더 많이 배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지수가 4만선을 회복한 가운데 도쿄 가부토쵸 인근 전광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두번째로는 전통 제조업의 부활이다.

연초에는 소위 ‘사무라이 7’으로 불리는 닛케이 주요 7개 종목이 시세를 이끌었다.

여기에는 스크린홀딩스, 어드반테스트, 디스코, 도코일렉트론 등 반도체 장비 업체가 4곳이나 포함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통 제조 대기업 주가가 잇달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에너지나 방위 사업의 성장 기대로 주가가 3월 말 대비 40% 올랐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중인 히타치제작소 주가도 같은 기간 34% 상승했다.


여기에 자산주로 꼽히는 금융주들도 힘을 내고 있다.

지난 3월 일본은행이 ‘금리 있는 세상’을 선언하며 마이너스 정책을 폐기한 뒤에 은행주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메부키파이낸셜그룹의 경우 3월 말 대비 주가가 22%나 올랐다.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기업도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 4월 1000억엔을 상한으로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코마츠, 추가 환원 정책을 검토중인 리크루트 홀딩스 등은 모두 지난 4일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화 약세 상황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큰 기업의 주가 상승세도 눈부시다.

그룹 산하에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암(Arm)을 두고 있는 소프트뱅크그룹이 대표적이다.


도쿄 미나토구의 소프트뱅크 본사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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