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얇아진 지갑에도 자기만족과 과시를 위한 소비지출은 줄이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 딜로이트안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딜로이트 컨슈머 시그널'을 발표했다.
전 세계 20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18세 이상 성인 1000명에게 물어본 결과다.
한국인은 조사 대상 20개국 평균(월 41달러)에 비해 많은 월 59달러(약 8만원)를 과시성 소비에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개국 가운데 넷째로 높은 수준이다.
미국은 15위로 월 35달러(약 4만8000원)를 지출하고 있었다.
과시성 소비는 필요가 아닌 스트레스 해소나 즐거움, 과시를 위한 소비지출을 의미한다.
세계 소비자들은 식음료 소비로 과시를 하려는 경향이 가장 강했는데, 특히 값비싼 프리미엄 주류가 과시성 소비에 주로 활용됐다.
한국인은 응답자의 31%가 식음료에서 과시성 소비를 했다고 답했지만, 미국은 46%로 더 높았다.
다음으로는 한국인 응답자의 29%가 의류·액세서리를 과시성 소비를 위해 샀다고 답했다.
한국인들이 과시성 소비를 하는 이유로는 정서적 위안(15%), 실용성(15%), 취미 생활(13%) 등이 꼽혔다.
미국인들이 정서적 위안(23%), 스트레스 해소(16%), 실용성(12%)을 이유로 꼽은 것과는 조금 다른 결과다.
역설적인 점은 한국인들이 조사 대상 20개국 평균에 비해 주관적으로 느끼는 재정적 안정성이 더 낮음에도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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