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명품 백화점 공룡 나온다…삭스 피프스 에비뉴, 니만 마커스 3.6조원에 인수

미국 최대 명품 백화점 등극
아마존·세일즈포스 지분 투자
온라인 및 물류 노하우 공유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있는 니만 마커스 백화점 <사진=EPA 연합뉴스>
미국의 명품 백화점 삭스 피프스 에비뉴가 경쟁사인 니만 마커스를 인수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세일즈포스는 새 회사 지분에 투자하고 경영 노하우를 공유하기로 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삭스 피프스 에비뉴의 모회사 허드슨 베이 컴퍼니(HBC)가 경쟁사인 니만 마커스를 26억5000만 달러(약 3조66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합병을 통해 탄생할 새 회사 이름은 ‘삭스 글로벌’이다.

이번 인수 거래로 명품 유통 공룡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아마존과 세일즈포스가 ‘삭스 글로벌’의 지분 일부를 매입할 예정이다.

아마존은 삭스 글로벌에 온라인 기술 및 물류 관련 전문 지식을 전수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명품 구매 채널이 온라인과 패션브랜드 직영점으로 옮겨간 만큼 두 백화점이 온라인 전략 및 고객관리를 강화해 매출 부진을 타개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명품 소비도 전년 대비 8% 급감하는 등 감소 추세다.


최근 미국의 오프라인 백화점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코로나19 당시 온라인 거래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높은 인플레이션율로 생계비 부담이 늘어난 탓에 백화점 이용이 줄어들었다.

이에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체인인 로드 앤 테일러는 지난 2020년 파산을 신청하고 현재 온라인 매장만을 운영 중이다.

메이시스 백화점은 향후 3년간 미 전역의 500여개 점포 중 150개 점포를 폐쇄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 거래로 탄생한 ‘삭스 글로벌’은 75개의 매장을 보유하게 되면서 미국 최대의 오프라인 명품 백화점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현재 삭스 피프스 에비뉴는 39개의 백화점 점포와 더불어 아울렛 매장인 삭스 오프 피프스 매장 95개를 보유하고 있다.

니만 마커스는 36개의 백화점과 1899년 설립된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 매장 2개, 이월상품을 판매하는 라스트콜 매장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인수 거래가 완료된 후에도 점포 수를 줄일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HBC는 인수 자금 중 20억 달러를 론 캐피탈(Rhone Capital), 아부다비 투자 이사회(ADIC), NRDC 에퀴티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를 통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베이커 HBC 회장과 그의 아들 잭 베이커가 운영하는 사모펀드도 자금 일부를 댔다.

글로벌 대체투자 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11억5000만 달러를 부채 형태로 제공했다.


HBC는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자산도 일부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캐나다에서 허드슨 베이 백화점 체인을 보유하고 있는 HBC는 최근 부동산 매각을 통해 3억4000만 달러를 마련했다.


앞서 지난 2013년 삭스 피프스 에비뉴를 인수한 HBC는 최근 5년 간 백화점 매장을 개조하고 온라인 사이트를 업그레이드하는데 각각 5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이에 2013년 약 30억 달러 수준이었던 매출이 지난해 6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난 바 있다.

반면 니만 마커스는 같은 기간 일부 점포를 폐쇄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출이 47억 달러 수준에서 소폭 뒷걸음질쳤다.


새 회사의 연 매출은 100억 달러(약 13조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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