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플랫폼' 틱톡 운영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과 손잡고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개발하기로 했다.

2022년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을 발표한 이후, 5나노(㎚) 미만 반도체 개발에서 미·중이 협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와 브로드컴은 5㎚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아직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계약 성사 시 생산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가 담당한다.


양 사가 개발 논의 중인 반도체는 주문형반도체(ASIC)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 제한 규제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TSMC 관계자는 "설계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설계 마지막 단계인 '테이프아웃'(tapeout·대량생산 전 시제품 개발)에는 아직 진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바이트댄스는 미·중 갈등 속에서 틱톡과 틱톡의 중국 버전인 더우인(Douyin), 중국 최대 AI 챗봇 두오바오(Duobao) 등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브로드컴에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드컴은 이미 바이트댄스 데이터센터에 이전 세대인 7㎚ AI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생성형 AI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미국의 수출 제한으로 해외 경쟁사에 비해 반도체가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미국 측 규제로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공급이 막히면서 바이트댄스는 수출 제한 이전에 입수한 엔비디아 반도체 재고로 버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가 비축해둔 반도체는 AI 칩 A100과 H100, 저사양 제품인 A800과 H800 등으로 모두 현재 수출이 제한된 품목이다.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현재 ASIC 반도체 디자이너 15명 등 반도체 관련 채용공고 수백 건을 올려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2022년 10월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장비의 수출을 금지하면서 첨단 컴퓨팅 칩, 슈퍼컴퓨터 부품 등 특정 사양 이상의 반도체 수출도 금지한 바 있다.

이어 2023년 10월에는 규제 장비와 반도체를 늘리는 등 수출 규제 범위를 확대했다.


엔비디아는 AI 칩 A100과 H100을 중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되자 저사양 칩 A800과 H800을 개발·판매해 왔으나 이 역시 작년 10월 조치로 대중 수출이 금지됐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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