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미국行은 굳건한 경영의지”...임원진과 ‘끝장 토론’ 화상으로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출처 =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앞두고 미국 출장에 나섰다.


최근 이혼 항소심 판결 이후 쏟아진 비난 여론에도 굳건한 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2일 미국 출장을 위해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오는 28~29일 열리는 경영전략회의를 마치고 출장길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앞당겼다.


재계 관계자는 “이혼 소송으로 인해 비난 여론이 거세 (SK그룹이) 내외부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다”며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경영활동을 흔들림 없이 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출장길에 서둘러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17일 이혼 항소심 관련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이런 판결과 관계없이 제 맡은 바 소명인 경영 활동을 좀 더 충실히 잘해서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AI와 반도체 시장을 점검하고 빅테크 주요 인사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SK그룹의 ‘AI 생태계’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모색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지난 4월에도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은 최 회장은 당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남을 가졌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로,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최 회장과 황 CEO는 당시 회동에서 양사 파트너십의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현재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AI에 필요한 모든 생태계를 육성 중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AI 확대로 급부상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을 비롯해 AI 서버 구축에 최적화된 고용량 DDR5 모듈, 엔터프라이즈 SSD(eSSD) 등을 내세워 글로벌 AI용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해외 출장으로 최 회장은 경영전략회의에 불가피하게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에서 화상으로 CEO간 토론을 경청하고 회의 마지막에 1∼2시간가량 마무리 발언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그룹이 위기 상황에 처한 만큼 1박 2일로 회의 기간을 늘리고 회의 방식에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요 참석자들의 발표가 중심이 됐던 예년과 달리 최고경영자(CEO)간 토론이 일정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밸런싱 방향이 도출될 때까지 사실상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SK그룹을 둘러싼 복합 위기로 경영진의 책임경영에 대한 목소리가 어느 때 보다 높다”며 “그러면서 경영진부터 회의 강도를 높여 위기 타개책을 마련하려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최근 회의에서 “CEO들부터 솔선수범하며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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