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팀원 면담 시, 직설적으로 할 것인가? 돌려 말할 것인가?

3년 선배인 성격이 불 같은 A차장
A차장은 입사 20년차 고참 팀원이다.

과장 승진은 동기 중에서 가장 빨랐으나, 과장 시절 인사부장과 멱살을 잡고 싸운 일이 있었다.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이 강하고, 불 같은 성격이다.

입장 차가 달랐지만, 후배가 선배의 멱살을 잡고 고함을 지르며 싸운 것은 회사 창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회사 차원의 징계 위원회가 개최되었고, 1개월 감봉의 징계를 받게 되었다.

이후, 차장은 동기들 보다 1년 늦게 달았지만,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근속연수는 충분하지만, 평가가 좋지 않아 부장 승진 대상자로 올라간 적이 없다.

당시 인사부장은 현재 경영관리 본부장이다.


A차장은 여러 회사에 취업 문의를 했지만, 여러 직무를 수행하면서 전문성 부족, 평판에서 항상 좌절되었다.

사내에서 대화할 상대가 거의 없고, 주어진 일만 하는 상황이 되어 불 같은 성격은 많이 누그러졌지만, 가끔 욱하는 경향이 있다.

팀원들은 대부분 10년 후배들이고, 팀장도 입사 3년 후배이다.

굳이 얼굴 붉힐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아, 출퇴근 및 공식 회의를 제외하고는 식사와 모임 등에 참석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꼭 집어 A차장 때문에 팀의 팀워크가 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팀원과의 결속이나 화합은 찾아보기 힘들고, 다들 A차장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이다.


1월 초, 팀장은 팀원 모두에게 올 해 자신이 해야 할 실행과제와 결과물, 역량 향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팀의 발전을 위해 애로사항 1개, 건의사항 1개를 적어 개별 면담을 하자고 요청했다.

다들 목표 수립을 하는데 바쁜데, A차장이 자신은 기존 업무를 지속하겠다며, 특별히 다른 업무, 역량 강화 이런 것 없다며 굳이 면담이 필요하냐 묻는다.

어떻게 하겠는가?
A차장과의 면담
A차장과 일시를 정해 면담을 진행하였다.

A차장은 자신은 할 말이 없으니 할 이야기 있으면 하라고 한다.

어떻게 하겠는가? 대부분 면담은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면담에서 얻고자 하는 바를 서로 가감 없이 논의하여 가장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하지만, 상대가 듣거나 말하지 않겠다고 하면 면담은 서로 힘든 시간이 될 뿐이다.

A차장과 면담 시 어떤 마음가짐, 어떻게 면담을 진행해야 하겠는가?
2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 유형은 A차장의 입장, 불편한 관계 등을 고려하여 돌려서 이야기를 하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방법이다.

팀장이 하고 싶은 말을 간접적으로 이야기해 알아듣고 개선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불편한 관계를 내색하고 악화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진행된다.


두 번째 유형은 A차장의 입장을 듣고 그 자리에서 심하게 질책하는 방법이다.

선배이며 연장자를 떠나, 직책이 존재하는 회사이며, 팀장으로 팀원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직설적으로 강하게 질책하여 자극을 주고 개선하도록 진행한다.

어느 유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많은 조직장이 직원들과 불편한 관계를 가져가지 않으려고 한다.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고 때로는 격려하고, 때로는 참아가며 조직 내 불협화음이 없도록 노력한다.

이런 마음으로 조직을 이끈다면 조직과 직원의 역량과 팀워크가 강화되고, 높은 성과가 창출되겠는가? 아직 깨지지 않은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 아닐까? 이 보다는 조금 돌아 가더라도 안전한 땅으로 나와 뛰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아니면 살얼음판이 아닌 단단하게 얼어붙은 곳을 찾아 탈 것을 타고 달리면 더 바람직하다.


알아듣도록 돌려서 말했는데, 면담이 끝난 후 팀원들에게 “지금 잘하고 있다고 하네.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였어”라고 말한다면 팀원들은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힘들고 불편한데, 잘하고 있어? 열심히 하자고? 누가 문제인데, 문제의 핵심이 변하지 않는데 뭘 하겠어? 등 팀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다.


팀장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조직과 직원 육성이며 성과 창출이다.

조직과 직원을 강하게 육성하고 높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온정과 냉정을 겸비해야 한다.

또한 팀장은 직원에 대한 관심과 진정성을 갖고 성장시키려는 마음으로 적극 표현을 해야 한다.

팀원의 생각과 하는 일, 팀장의 생각과 해야 할 역할과 일은 큰 차이가 있다.

팀장의 말 한마디에는 힘이 실려 있어야 한다.

나이와 근속을 떠나 팀장과 팀원의 역할 인식이 의사결정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면담을 통해 강하게 A차장을 질책해야 한다.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는 생각과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하며, 팀의 가장 고참으로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화를 내거나 기분 나빠 하면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것이 옳다.

질책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라고 한 후, 1~2시간 정도 지난 후, 다시 불러 위로하는 것이 조직장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A차장의 마음가짐과 언행이다.

주변의 부담을 주는 사람이 아닌 경쟁력이 있는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인식되도록 이끄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홍석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홍석환의 HR 전략 컨설팅 대표/전)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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