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재격돌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27일(현지시간) 첫 1대1 TV토론을 앞두고 '벼락치기 과외'에 들어갔다.

주말을 맞은 바이든 대통령은 35년 지기인 '복심'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대통령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로 떠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군을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으로 불러 모았다.


20일 CNN은 미국 대선 후보들이 첫 방송토론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대통령 별장으로 이동했다.

핵심 참모들과 각종 토론 주제를 논의하고, 예상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90분짜리 모의토론도 실시할 계획이다.


토론 대응은 바이든 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인 클레인이 주도한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을 35년 이상 알고 지낸 복심으로 유명하며, 역대 민주당 대선 후보들과 함께했던 이 분야 최고 전문가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독재·극우 성향 실언과 최근 히틀러 논란을 부른 표현 등을 부각시킬 방침이다.

지난 5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통일된 제국(unified Reich)을 열겠다'고 밝혔는데, 여기서 '제국(Reich)'이라는 나치 독일의 제3제국을 지칭하던 표현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모의토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밥 바워가 트럼프 대역으로 나선다.

그는 최근 저서에서 자신이 2020년 대선 전 모의토론에서 트럼프 역할을 맡아 바이든을 공격하고 토론 내내 거짓말을 하거나 엄포를 놓으면서 '깡패처럼 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당시 참모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을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했는데, 이번에는 차남 헌터 바이든의 '불법 총기 소유' 유죄 평결로 인해 그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며칠간 TV토론 준비에 매진하기 위해 캠프데이비드에서 더 머물다가 토론 장소인 조지아주 애틀랜타로 바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러라고 자택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들을 집결시켰다.

공화당 핵심 인재들과 집중 대응 전략을 짜기 위해서다.


CNN은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책 대화'라는 명목의 준비 모임을 구성해 10차례 이상 경제, 국경, 범죄, 낙태,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등에 대한 메시지를 다듬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달 초에는 자택에 J D 밴스 상원의원을 불러 경제와 물가 관리 등 바이든 정부의 실책을 집중 논의했고, 지난주에는 워싱턴DC 공화당전국위원회(RNC) 본부에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만나 대응 전략을 꾸렸다.

두 상원의원은 모두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다.


트럼프 측은 '성추문 입막음' 혐의 유죄 평결과 극우 지지자들의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 폭동 사건에 대해 어떻게 답변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준비 과정에서는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를 바이든 대역으로 세워 모의토론을 했지만, 이번에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TV토론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는 27일 밤 9시(한국시간 28일 오전 10시)부터 90분간 현장 청중 없이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사전 연설문이나 준비된 메모 자료 등을 일절 지참할 수 없고 펜과 빈 메모장, 물 한 병만 제공된다.

90분 중 2차례 중간광고 및 휴식 시간이 있지만, 이때에도 보좌진 접촉은 금지된다고 CNN은 밝혔다.


한편 이날 에머슨대와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 유죄 평결에도 6개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에서 우위를 보였다.


지난 13~18일 등록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사한 여론조사(오차범위 ±3%포인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애리조나(47대43), 조지아(45대41), 위스콘신(47대44), 네바다(46대43), 펜실베이니아(47대45), 미시간(46대45)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근소한 우세를 기록했다.


앞선 폭스뉴스의 14~17일 전국 여론조사(오차범위 ±3%포인트)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50대48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였다고 전했다.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 것은 작년 10월 이래 처음이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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