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예래동 휴양단지엔 10년 가까이 사업이 중단돼 있다.


지난 13일 찾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동홍동 제주헬스케어타운. 154만㎡(약 47만평)의 광활한 땅엔 인기척이 뜸했다.

이곳이 한때 주목받았던 건 타운 동남쪽 '녹지국제병원' 때문이다.


중국 뤼디그룹은 한국 최초의 영리병원을 노리며 야심 찬 투자를 펼쳤지만 많은 이해관계자의 반발 탓에 외국인 대상으로만 허용됐다.

환자가 한정되자 2017년 녹지국제병원은 결국 개원하지 못했다.

녹지국제병원 내부에 직접 들어가 보니 각 병실엔 병상만 놓여 있었고 창밖 환자용 자쿠지(욕조)에도 먼지만 가득 쌓여 있었다.

병원 안에는 검진 위주의 의료서비스센터와 중국인이 주로 거주하는 콘도미니엄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지난 7년간 흉물로 남아 있던 녹지국제병원이 연내 내국인 환자까지 받는 비영리병원(우리들녹지국제병원)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기업 디아나서울이 병원을 인수하면서 새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이곳 사업을 담당하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출범한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이다.

JDC는 제주헬스케어타운 외에도 영어교육도시와 신화역사공원,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등을 조성해 왔다.


양영철 JDC 이사장은 "녹지국제병원을 개원하지 못한 건 외자 유치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라며 "국가가 벌인 사업인 만큼 실패를 교훈 삼아 반드시 완성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동홍동 서쪽 예래동엔 JDC가 추진했던 휴양형 주거단지가 있다.

이곳은 더 심각하다.

곳곳에 단독주택이 있지만 모두 빈 건물이다.

JDC는 말레이시아 버자야그룹과 합작해 이곳에 총 2조원 넘는 금액을 투자한 뒤 호텔과 콘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 등을 세울 계획이었지만 인허가 무효로 2015년 사업이 중단됐다.


현재 토지 보상 작업을 진행 중인 JDC는 7월부터 이곳에서 도시개발사업을 펼친다.

주거시설 용지 비율을 크게 낮추고 공공성을 강화한 워케이션센터와 휴양문화시설을 세우기로 방향을 틀었다.


[서귀포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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