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안보·산업정책 '親·反트럼프' 격돌 … AI가 바꿀 미래 예측도

◆ 세계지식포럼 ◆

올해 세계지식포럼은 '공존'을 주제로 다양한 양상의 과제를 다룬다.

민족과 민족, 진영진영 사이 공존을 넘어 인공지능(AI)과 인류, 성장과 환경의 공존 방식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AI·기후변화와 에너지·지정학·경제 분야 전문가들이 대거 방한한다.

특히 올해는 76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지는 '선거의 해'인 만큼 전직 정상들과 지정학 분야 저명인사들도 세계지식포럼 현장을 찾아 미국 대선 이후 세계질서를 함께 전망한다.


이번 포럼에는 그 어느 때보다 지리적으로 다양한 국가 정상들이 참석한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2015~2019년 제46대 대통령을 지낸 그는 1940년대 이후 처음 비(非)페론주의자로서 당선됐다.

재임 중에는 국가신인도를 개선하고 기업규제 완화, 최저임금 인하를 비롯한 시장경제 중심의 개혁 정책을 펼쳤다.

하비에르 밀레이 현 정권에서도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인 만큼, 파격적으로 평가받는 현재 아르헨티나 경제 개혁에 대한 분석을 제공할 전망이다.


올해 2월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한 커털린 노바크 전 헝가리 대통령도 참석한다.

그는 결혼한 부부에게 초저금리 대출을 지급하고, 출산할 때마다 이자와 원금을 탕감해주는 파격적인 저출생 정책을 실시했다.

헝가리 최초 여성 대통령인 그는 취임 전 가족부 장관 시절부터 이 같은 대책을 이끌며 헝가리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렸다.

극단적으로 낮은 한국의 출생률을 타개할 묘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미국 대선의 갈피를 잡을 세션들도 마련한다.

'트럼프 1기' 시절 백악관에서 일했던 연사들이 세계지식포럼을 찾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충동적으로, 특히 안보 관련 결정을 내리지 못하도록 견제했다는 평가를 받는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트럼프 '충성파'로 1기에서 안보정잭을 담당한 데 이어 '트럼프 2기' 때도 안보 고위 참모로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여해 첨예하게 대립되는 견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의 '핵인싸'로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세라 비앙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 국가경제위원회(NEC)에서 활약한 켈리 앤 쇼도 나서서 미국의 산업정책을 전망한다.


AI가 다양한 산업군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세계적인 보안 전문 기업 클라우드플레어의 창업자 미셸 재틀린은 글로벌 보안 산업이 어떻게 AI를 활용해 시스템 효율을 높이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증강현실(AR) 글라스를 만드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에브리사이트의 CEO 아사프 아슈케나지도 포럼을 찾아 AI가 키울 AR 글라스 시장 전망에 대한 시각을 공유한다.


한국도 더 이상 '마약청정국'이 아니라는 문제의식에 따라 이번 포럼에는 전 세계 마약 전문가들이 참석한다.

벤 웨스트호프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는 저서 '펜타닐-기적의 진통제는 어쩌다 죽음의 마약이 되었나'를 통해 미국 역사상 최악의 마약 위기 사태를 초래하고 있는 펜타닐의 유통 과정을 분석했다.

그는 멕시코에 기반을 둔 기자 겸 작가 데버라 보넬로와 함께 마약 문제의 심각성과 한국 사회에 마약이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경제·지정학 분야 명저를 남긴 저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한다.

베스트셀러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를 통해 현대 경제사상을 쉽고 생생하게 설명한 토드 벅홀츠, 터프츠대 정치학 부교수이자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를 공동 저술해 미·중 패권 경쟁 양상을 치밀하게 분석한 마이클 베클리가 참석한다.


복잡한 인간을 이해하는 가장 핵심적인 도구, '뇌과학' 분야 세계적 석학도 세계지식포럼을 찾는다.

미겔 니코렐리스 듀크대 신경생물학 교수는 뇌와 외부 장치를 연결하는 '뇌-장치 인터페이스' 분야에서 획기적인 연구를 한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연구팀은 신체 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데 막대한 진전을 이뤘다.

'뉴럴링크'를 비롯해 뇌과학을 활용한 기업과 기술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니코렐리스 교수는 기술의 발전 방향과 시장 전망, 우려되는 요인에 대한 통찰력을 공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러스터 팩터' '욕망의 뇌과학' 등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TED 유명인사인 폴 잭 클레어몬트대학원 교수는 뇌과학을 어떻게 경영에 접목시킬지에 대한 시각을 소개한다.


도시건축 대가들도 세계지식포럼 연사로 나선다.

'세계에서 가장 바쁜 건축가'로 불리는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는 그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건축'에 대해 소개하고, 한국 건축 산업에 대한 평가를 공유할 예정이다.

페로는 2024 파리올림픽 선수촌, 시테섬 마스터플랜을 설계한 데 이어 이화여대 캠퍼스복합단지(ECC) 설계,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설계 공모 컨소시엄 당선을 비롯해 한국에서도 굵직한 건축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렸다.


건축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꼽히는 프리츠커상을 올해 수상한 야마모토 리켄도 방한해 '지속가능한 도시 건축'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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