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200가구 남짓한 소규모 단지에서 올해 들어 최고 청약 경쟁률이 나왔다.

서울 신축 공급 부족 우려가 확산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젊은 30·40대 청약 대기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일반공급 1순위 청약에서 45가구 모집에 2만2235건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 494.1대1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분양한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앞서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에서도 23가구 모집에 6049건이 몰려 특별공급 기준 올해 최고 경쟁률인 263대1을 기록했다.


공급 물량이 적기도 하지만, 청약 접수 건수(일반공급 기준)만 따져봐도 전북 전주 '에코시티 더샵4차'(6월·6만7687건),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2월·3만5828건) 등에 이어 올해 다섯 번째로 많은 수치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있는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는 총 215가구 단지다.

한양연립 등 낡은 빌라를 재건축해 일반분양 물량도 68가구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번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한 원인으로는 입지가 꼽힌다.

강변북로가 가까운 한강변 입지로, 일부 가구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 강변역은 도보 7분, 뚝섬한강공원은 도보 8분 거리에 있다.

성동초, 구남초, 광진중 등 학교도 가깝다.

젊은 세대가 몰리는 성수동 접근성도 뛰어나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84㎡가 최저 11억7202만원, 최고 12억7480만원으로,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한 편이다.

인근 '강변우성(1992년 준공·354가구)'은 지난 4월 12억원에 거래됐다.

30년 넘은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된 것이다.

청약 전문가들은 이 단지의 시세차익을 1억5000만~2억5000만원으로 기대한다.


분양시장 침체 속에서 서울 아파트에는 청약 대기자들이 몰리고 있다.

올해 서울에서 청약을 진행한 총 8개 단지 중에서 초고가 단지인 '포제스 한강'을 제외하고 모두 1순위에서 청약 접수가 마감됐다.


경쟁률도 갈수록 뛰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올해 4월까지 입주자 모집공고가 된 단지를 분석한 결과 서울 청약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24.9대1로, 지난해 같은 기간(45.6대1)보다 2.7배가량 높았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경쟁률이 6.8대1에서 4.6대1로 낮아진 것과 대조된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상위 5개 단지 안에 서울 아파트는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 '메이플자이' '경희궁유보라' '더샵둔촌포레' 4개 단지가 포함됐다.


올해 분양한 단지만 봐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2월 분양한 경희궁 유보라는 이번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보다 훨씬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3억원대였는데, 인근 경희궁자이2단지는 전용 84㎡가 20억원에 손바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약 접수 건수는 7089건(일반공급 기준)으로, 이번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가 3배 이상 많았다.

특별공급 접수 건수 역시 강변역 센트럴 아이파크가 2배 이상 많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정비사업 지연, 공사비 인상 등으로 서울 주택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면서, 조금이라도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아파트는 무조건 선점하려는 실수요들로 인해 청약시장에 일종의 병목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30·40대 실수요자들의 이런 심리적 불안감은 향후 청약시장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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