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운동가에 총격당해…죽다 살아온 ‘이 남자’ 피격 후 첫 연설

슬로바키아 피초 총리 호소
“증오정치, 비극은 시간 문제”
반정부 야당 세력에 화살 돌려

5일(현지시간)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영상 연설에서 ‘증오의 정치’를 멈추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이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슬로바키아 정부 제공]

지난달 지지자들과의 만남 도중 총격을 당해 위중한 상태로 이송됐던 로베르트 피초(59) 슬로바키아 총리가 회복 이후 처음 영상 연설에 나서 정치적 반대 세력을 비난했다.

당초 목숨까지 위중했다고 알려졌으나, 이날 영상에서는 많이 회복된 모습이었다.

그는 회색 무늬가 있는 셔츠 차림으로 검은색 가죽 사무용 의자에 앉아 연설했으며, 하반신은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


피초 총리는 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영상 연설을 올려 “저는 범인에 대한 증오심이 없으며 용서한다.

그는 자신이 한 일과 그런 일을 왜 했는지를 돌아보고 정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총격범을 ‘야권 운동가’라고 표현하면서 “그는 외로운 미치광이가 아니라 반정부 세력이 만들어 낸 증오의 전령이었다”며 정적들에 화살을 돌렸다.


피초 총리는 “그들의 공격적이고 증오에 찬 정치가 사회를 어디로 이끌었는지를 판단하지 못했고, 비극이 발생하는 건 시간문제였을 뿐”이라고 정치적 반대파들을 비판했다.

또 “지금의 모습이 계속된다면 공포는 계속될 것이며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이다.

저는 단 1초도 이를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총격 사건 전 몇 주 동안 슬로바키아에서는 공영언론 장악 등 피초 정권의 정책 방향에 반발하는 반정부 시위가 잇따랐다.


피초 총리는 지난달 15일 오후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총격을 당했다.

그는 위독한 상태로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돼 5시간 가량 응급수술을 받고 고비를 넘겼다.

범인이 쏜 5발 가운데 3발을 복부와 가슴 등에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반정부 시위 참여 이력이 있는 전직 경호업체 직원 유라즈 신툴라(71)로, 현재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