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세 맞서 범삼성家 손 잡았다”…새벽배송부터 멤버십까지 동맹 선언

신세계·CJ, 알리·쿠팡에 대응
포괄적 사업제휴 MOU 체결
상품·멤버십·물류·유통 협력

신세계 물류센터 CJ에 매각
CJ는 G마켓 택배배송 전담
식료품도 공동 개발해 판매

5일 진행된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의 ‘사업제휴 합의서 체결식’에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 김홍기 CJ주식회사 대표, 임영록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 위수연 신세계프라퍼티 컨텐츠본부장(왼쪽부터)이 참석했다.

[사진 제공=신세계·CJ]

범삼성가인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이 유통·물류·상품·멤버십 등 전방위적인 동맹을 선언했다.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 등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들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유통과 물류·식품제조 분야에서 각각 강점이 있는 신세계와 CJ가 힘을 합쳐 공동대응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의 주요 최고경영자(CEO)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 신세계그룹에서는 임영록 그룹 경영전략실장·한채양 이마트 대표·위수연 신세계프라퍼티 콘텐츠본부장, CJ그룹에서는 김홍기 지주사 대표·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허민회 CJ CGV 대표가 각각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서 핵심은 신세계가 보유한 수도권 물류센터 3곳(김포 2곳·오포 1곳)을 CJ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양측은 공식 자료에서 ‘이관’이란 표현을 썼지만, 실제로는 ‘매각’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성사되면 신세계 입장에선 수천억원 규모의 유동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CJ 입장에서도 수도권의 알짜 물류센터를 확보함으로써 물류망을 보다 촘촘히 만들 수 있다.

오는 7월부터 신세계의 E커머스 채널인 G마켓의 스마일배송을 CJ대한통운이 전담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은 연간 약 16억개의 택배 물량을 배송하고 있다.

G마켓 스마일배송 물량은 연간 약 2500만개다.

CJ대한통운의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3.6%인데, G마켓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점유율이 1.5%포인트 가량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시장 2위인 쿠팡(점유율 24.1%)과의 격차를 좀 더 벌릴 수 있는 것이다.


G마켓 입장에서도 고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스마일배송은 현재 고객이 오후 8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물건을 받을 수 있었는데, 대한통운의 ‘오네(O-NE)’ 도착보장 서비스가 도입되면 고객이 자정까지만 주문하면 다음 날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신세계 입장에선 배송혁신 효과가 있는 셈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G마켓의 오픈마켓에 입점한 일반 셀러를 대상으로도 대한통운의 도착보장 서비스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물류 뿐만 아니라 상품·멤버십·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1위 식품 기업인 CJ제일제당과 신세계가 공동으로 획기적인 신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기업형 슈퍼마켓)·이마트24(편의점)·쓱닷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8월 이마트·SSG닷컴·G마켓은 CJ제일제당의 신제품 13종을 선론칭해서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신세계 입장에선 판매상품을 다변화할 수 있고, CJ제일제당은 신제품을 선보일 최적의 테스트베드를 확보할 수 있어 ‘윈윈’이다.

특히 2022년 11월부터 햇반 등 주요 제품의 쿠팡 납품이 중단된 CJ제일제당 입장에서는 신세계 유통망 활용이 의미가 적지 않다.


멤버십 분야에서도 양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현재 신세계는 신세계포인트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을 운영 중이고, CJ는 CJ ONE 포인트 멤버십을 가지고 있다.

양사는 멤버십 혜택을 공유해 고객이 쓸 수 있는 적립처와 사용처를 늘릴 예정이다.

CJ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선 CGV, 올리브영, 이마트 등 다양한 채널에서 양사의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말했다.


양사의 협력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인 사촌지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손잡은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두 회장은 수개월 전부터 물류를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협력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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