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정말 딴 세상”…현금으로 50억 넘는 아파트 쇼핑하는 사람들

50억원 이상 거래 85건, 전년比 2배
한남더힐 등 100억원 이상도 6건

한남 더힐아파트 [이충우 기자]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초고가 아파트 쇼핑에 나서는 현금 부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에서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증한 것인데, 시장 침체로 가격 하락한 초고가 아파트 매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 내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계약일(해제사유 발생 제외) 기준 총 85건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41건)보다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100억원대 거래도 6건에 달했다.


자치구별로는 용산구 한남동와 강남구 압구정동, 서초구 반포동, 성동구 성수동1가 등 서울시내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곳들이 많았다.

실제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 244㎡는 지난 4월 올해 초고가인 120억원에 거래됐다.

주변 중개업소들은 이 아파트는 장윤정, 도경완 부부가 매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인원한남과 마주보고 있는 ‘한남더힐’ 전용 240㎡도 비슷한 시기에 120억원에 손바뀜했다.

이보다 앞선 3월에는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 245㎡가115억원에 매매거래됐으며, 지난달에는 성수동1가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전용 200㎡가 109억원에 새 주인을 맞이했다.


90억원대 거래는 7건이었다.

100억원대 거래가 이뤄졌던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단지 내 전용면적이 작은 물건들이 대다수였다.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는 전용 175㎡(90억원)와 압구정동 ‘현대1차’ 전용 196㎡(89억원),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222㎡(82억8000만원)도 80억~90억원대에 거래됐다.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올해는 3월부터 늘기 시작했다.

작년 1~5월 체결된 100억원대 거래는 한남더힐 전용 240㎡ 단 한건 뿐이었다.


정성진 어반에셋맨지먼트 대표는 “초고가 아파트는 시장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 매물이 언제 나오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몇 년 만에 한 번씩 매물로 나오는 펜트하우스는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가격이 큰 폭으로 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일대[박형기 기자]
예컨대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는 작년 8월 180억원에 거래되기 직전 가격(2022년 4월, 135억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당초 민간임대로 공급된 강남구 논현동 ‘브라이튼 N40’ 전용 248㎡ 역시 지난 4월 기준 122억5550만원에 거래됐다.

방송인 유재석이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유명해진 이 아파트는 1년 동안 100억원대 거래가 3건에 이뤄졌다.

평수가 가장 작은 전용 209㎡의 거랫가도 106억1500만원에 달했다.


정성진 대표는 이어 “일반인들보다 자금확보가 손쉬운 자산가들은 매매가격보다는 주변 환경을 더 따지는 경우가 많아 매물이 나오면 바로 사들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고가 아파트의 가격 상승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가 아파트가 자리 잡은 지역의 매매가가 최근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10주 연속 상승한 가운데 누적 상승률도 성동구(0.67%), 용산구(0.59%) 등 초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자치구 위주로 높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조정 흐름이 초고가 아파트 상승에 영향을 미친점도 있지만, 종합부동산세나 상속·증여를 위한 유동성, 세제 등이 거래에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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