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두 달 사이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전월세 거래량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 부족 우려 확대에 따른 전월세·매매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기존 임대차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계약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5442건으로 집계됐다.

전세가 9441건, 월세는 6001건이었다.

이는 2021년 2월(1만5018건)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적다.

3월 거래량(2만1492건)보다도 6050건(28.2%) 줄었다.

4월이 비수기임을 고려해도 감소폭이 크다.

지난해 4월 12.9%, 2022년과 2021년엔 각각 10.5%, 7.9% 줄어든 바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오르고 있는 데다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 '차라리 내 집을 마련하자'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지난 2년간 전월세로 돌아섰던 실수요자들이 최근 서울 아파트 상승 전환과 함께 매매 수요로 돌아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월세와 매매는 서로 대체 관계"라며 "1년간 지속된 전셋값 상승이 매수세를 부추겨 수요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임대차 2법 시행 4년 차를 맞아 전셋값이 더욱 오를 것이란 우려도 매수세 전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집주인들이 4년 치(변동분)를 한꺼번에 올려 전셋값이 더욱 치솟을 수 있다는 불안감에 서둘러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1년 전까지만 해도 전셋값이 많이 떨어져 집주인들이 하반기에 4년 치를 한꺼번에 올린다 해도 보증금 부담이 많이 늘지 않겠지만, 최근 상담한 고객 중에선 전셋값 추가 상승이 우려돼 매매로 선회하는 결정을 내리는 분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전월세 거래도 일부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임대차 거래는 신고가 의무이지만, 이전과 같은 보증금으로 갱신 계약을 할 경우 예외적으로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 수요가 매매로 옮겨 탄 건 확실하지만, 보증금·월세 변동 없이 갱신 계약을 한 일부 미신고 사례가 수치에 안 잡힌 영향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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