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터 중년까지 집 걱정없겠네”...20% 싸게 집 살 기회 열린다, 단 ‘이 조건’

서울시, 저출생 ‘파격 대책’

신혼부부 공공 4400가구 공급
무자녀·예비 신혼부부도 입주
첫물량 둔촌주공 임대 300가구

둘 낳으면 10%, 셋 낳으면 20%
시세보다 싸게 살던 집도 매수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신혼부부 공공주택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출생 해소를 위해 서울시가 앞으로 3년 동안 신혼부부에게 공공주택 4396가구를 공급한다.

특히 아이를 낳을수록 혜택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아이를 1명 낳으면 주변 전세 시세의 80% 수준인 임대주택에 최장 20년 동안 살 수 있다.

2명 이상을 낳으면 살던 임대주택을 시세보다 10~20% 저렴하게 매수할 기회를 주고 넓은 평수로 옮겨갈 수 있게 한다.


29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저출생 대응 신혼부부 주택 확대 방안’ 기자설명회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높은 집값은 신혼부부가 아이 낳을 결심을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신혼부부 임대주택 패러다임을 바꿔 이젠 아이가 없어도 공공주택에 입주하고, 두 자녀 이상 출산하면 내 집 마련 기회가 생기게 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장기전세주택Ⅱ 유형을 새로 만든다.

오 시장이 지난 2007년 처음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은 주변 전세 시세의 80% 이하로 최장 20년간 임대하는 제도다.

그동안 다자녀 가구 위주로 공급됐다.

장기전세주택Ⅱ는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혼인신고일로부터 7년 이내)는 물론 예비 신혼부부(6개월 이내 혼인신고)도 입주할 수 있다.

오는 7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임대주택 300가구부터 우선 공급할 예정이다.

2026년까지 전체 2396가구를 공급한다.


입주 후 혜택은 출산 자녀 수에 따라 달라진다.

아이를 1명 낳으면 최장 거주기간이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된다.

2명을 낳으면 20년 후 살던 집을 시세보다 10%, 3명을 낳으면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다.

20년 뒤긴 해도 올림픽파크포레온을 시세보다 20% 저렴하게 매입할 길이 열린 셈이다.

서울시가 장기전세주택을 매수할 선택권을 주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녀 수가 많아지면 넓은 평수로 집을 옮겨줄 계획이다.


중산층을 위해 소득 기준도 완화했다.

전용면적 60㎡ 이하 공공임대주택 신청 대상은 당초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 100% 이하였지만 이를 120% 이하로 풀었다.

2인 가구 기준 649만원이다.

맞벌이 가구면 기준이 180% 이하(974만원)로 더 확대한다.


전용 60㎡ 초과도 월평균 소득 150% 이하(812만원), 맞벌이 가구는 200% 이하(1083만원)로 소득 기준을 풀 계획이다.

자녀를 출산하면 2년 단위 재계약 때 적용되는 소득 기준도 20%포인트 완화한다.

다만 국토교통부 승인사항이라 협의 중이다.


두 번째로 신혼부부 맞춤형 주거공간과 육아시설을 갖춘 ‘신혼부부 안심주택’을 짓는다.

2026년까지 2000가구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입지는 역세권 350m 이내 또는 간선도로변 50m 이내에 건립한다.

이 주택은 전체 30%는 분양주택으로, 70%는 민간과 공공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분양주택은 주변 시세의 95% 이하, 민간 임대주택은 70~85%대, 공공 임대주택은 50% 가격에 각각 풀린다.


신혼부부 안심주택을 많이 짓도록 민간사업자에 유인책도 준다.

용도지역을 올려주고 상한 용적률을 최대로 부여하는 식이다.

가령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신혼부부 안심주택을 지으면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최대 용적률을 500%까지 쓸 수 있다.


오 시장은 “한국 사회에서 저출생 문제는 국가 존립과 직결된 과제이며 서울은 더욱 긴박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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