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 랜드마크 용지 위치도 [사진출처=서울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C(디지털미디어시티) 랜드마크 용지 매각이 6번째도 불발됐다.

부동산 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으며 신규 개발사업 투자가 상당히 위축된 상황 때문이다.

서울시가 주거 비율을 올리는 등 사업성을 높이는 조치를 취했지만 개발 업계 호응을 얻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28일 상암 DMC 랜드마크 용지의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결과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20년 동안 여섯 차례나 용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대상지는 상암동 1645 필지와 1646 필지다.

전체 3만 7262㎡ 규모다.

공급 예정가격은 8365억원이었다.


서울시는 오래전부터 두 곳을 공동 개발해 서부권의 랜드마크 빌딩을 만들겠단 계획을 세웠다.

10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을 건립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번번이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개발업계의 외면을 받았다.

결국 시는 작년 6월 다섯 번째로 용지 매각에 실패한 후 자격과 용도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나섰다.


이 용지는 중심 상업지역으로 용적률이 1000%에 이른다.

최고 높이 656m로 133층까지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꼭 100층 이상일 필요는 없다고 유연한 입장을 내놨다.

주거용도 비율을 20% 이하에서 30% 이하로 확대하기도 했다.

숙박시설은 20% 이상에서 12% 이상으로 비율을 줄였다.

문화·집회시설도 5% 이상에서 3% 이상으로 축소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

사실상 사업성을 높여준 것이다.


공급조건도 풀었다.

사업자의 초기 부담 감소를 위해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자본금을 총사업비의 10% 이상(3000억원)이 아닌 200억원 이상으로 대폭 줄였다.

공고 기간도 3개월이 아닌 5개월로 확대해 사업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게끔 했다.


그런데도 부동산 개발 업계의 호응을 얻지 못한 건 PF 시장이 상당히 냉각돼 있기 때문이란 평가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응찰 원인을 다시 분석하고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공급계획을 다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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