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1조위안(약 189조원) 규모의 초장기 국채를 발행한다.

13일 블룸버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17일 중국 당국이 올해 첫 특별 중앙정부 채권 발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총 규모는 20년 만기채 3000억위안(약 56조7000억원), 30년 만기채 6000억위안(약 113조4000억원), 50년 만기채 1000억위안(약 18조9000억원) 등으로, 이달부터 11월까지 순차적으로 발행할 전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인민은행이 초장기 국채 발행을 위해 관련 중개 업체를 만나 가격 책정 등에 대해 조율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채 발행 계획을 밝혔다.

중국 정부는 당시 국채 발행의 목적에 대해 부동산 위기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핵심 분야의 투자를 증진하고 경제성장 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연례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부터 몇 년에 걸쳐 초장기 특별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며 "발행 목적은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투입과 핵심 전략 사업에 대한 지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가 특별 채권을 발행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1998년 4대 국유은행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2700억위안, 2007년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를 설립하기 위해 1조5500억위안의 특별채를 발행했고 가장 최근인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응 목적으로 1조위안 규모를 조달했다.


이번 특별채 발행은 부동산 침체로 가라앉은 내수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류쑤서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부주임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장기채 발행은 중국 경제의 현대화를 위해 꼭 필요한 중대하고 긴급하며 어려운 과제들을 완수해 나가기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및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로 지방정부가 막대한 부채를 떠안은 만큼 중앙정부 차원에서 장기채를 발행해 부채 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고 FT는 분석했다.

장기채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CSPI신용평가의 제이미슨 쭤는 "세계적인 기준과 비교하면 중국은 여전히 5~10년 내에 수조 위안 규모 국채를 발행할 여력이 있다"며 "지방정부 부채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중앙정부가 더 많은 돈을 빌려 부채 구조를 개선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30년 국채 금리는 수십 년 만에 최저인 2.5~2.6%다.


한편 지난해 말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경제성장률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나랏빚을 늘려서 경기를 부양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국의 총부채 비율은 287.1%였다.

총부채 비율은 정부, 비금융기업, 가계의 부채를 합산한 총부채를 명목 GDP로 나눈 값이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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