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 '알테쉬' 컨테이너들 수북 원격조종 로봇이 쉼 없이 쌓아올려

◆ C커머스 공습 ◆
톈진항 제2컨테이너터미널 스마트통제센터에서 직원들이 치차이(七彩·무지갯빛)부두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컨테이너 야적장의 크레인 조종과 운송로봇(ART) 관리도 이곳에서 담당한다.

톈진 송광섭 특파원


지난 9일 중국 톈진항 제2컨테이너터미널 내 치차이(七彩·무지갯빛) 부두. 축구장 105개 크기 야적장에는 구획에 맞춰 컨테이너들이 아파트 4~5층 높이로 겹겹이 쌓여 있었다.

구획마다 설치된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등 형형색색의 크레인이 바쁘게 움직이며 컨테이너를 이동시켰다.


컨테이너 더미 사이에서는 운송로봇이 쉴 틈 없이 컨테이너를 실어 날랐다.

광활한 야적장에는 기계 소리만 들릴 뿐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톈진항은 최근 세계를 휩쓸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제품들이 모이는 허브항 중 하나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과 동남아시아는 물론 지중해 국가를 오가는 화물이 모인다.

모든 과정을 자동화해 엄청난 물동량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치차이 부두는 총면적 75만㎡에 총길이만 1100㎞인 자동화율 100%의 스마트 항만이다.

크레인 54대와 운송로봇 92대를 갖췄고 물동량은 200만TEU(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올해 1~4월 기준 물동량은 80만TEU로 연간 목표치는 280만TEU다.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톈진을 방문해 스마트 항만 조성과 해운 발전을 주문한 뒤 60억위안(약 1조1300억원)을 투입해 1년9개월 만인 2021년 10월에 완공했다.


치차이 부두의 모든 운영은 약 1㎞ 떨어진 스마트 통제센터에서 맡는다.

스마트 통제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 30여 명이 각자 여러 개의 화면을 살피며 실시간으로 현황을 파악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다.

리양 톈진항 제2컨테이너터미널공사 매니저는 "10t이 넘는 컨테이너를 이곳에서 클릭 한 번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완전 자동화로 효율성을 극대화한 치차이 부두 덕분에 2020년 1835만TEU였던 톈진항의 총물동량은 지난해 2217만TEU까지 늘며 세계 6위 항구로 자리매김했다.

톈진항은 치차이 부두에 적용한 스마트 항만 기술을 이른 시일 내 항만 전체에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도 알테쉬 글로벌 공습 기지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의 환적 화물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화물량은 총 69만7327t으로 1년 전보다 약 8% 늘었다.

특히 한국과 중국 간 해상·항공 복합운송 화물량은 지난해 9만8560t으로 2022년(6만8800t)과 비교해 40% 이상 폭증했다.

이는 개항 이래 최대 실적이다.

해상·항공 복합운송 화물은 중국에서 한국 서해안 항만까지 해상으로 운송한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을 통해 미주와 유럽 등으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운송비를 줄이기 위해 미주나 유럽향 화물 상당수를 한국으로 운송한 뒤 항공기로 다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톈진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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