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11구역 재정비촉진사업 단지계획안. (서울시 제공)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들어설 예정인 아파트 이름에 ‘서반포’가 포함돼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흑석 11구역 재개발 조합은 조합원 투표 결과 아파트 단지명을 ‘서반포 써밋 더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반포동과 전혀 관계없는 흑석뉴타운에 지어진다.

서반포도 실제 존재하지 않는 행정구역명이다.


이 단지는 흑석동 304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 동, 1522가구의 대단지로 지어진다.

서울 지하철 9·4호선 동작역과 흑석역을 이용할 수 있고 흑석뉴타운에 건설될 계획이다.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아파트 이름에 ‘반포’라는 지명을 넣은 것은 부촌으로 꼽히는 반포를 넣어 아파트값 상승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서반포와 함께 포함된 ‘더힐’도 초고가 아파트로 잘 알려진 용산구 한남동의 고급주택 ‘한남더힐’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흑석뉴타운에 조성되는 다른 아파트 단지들이 ‘흑석 아크로리버하임’이나 ‘흑석 리버파크 자이’ 등으로 이름을 정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고급화를 염두에 두고 지은 이름으로 보이지만 인터넷상에서는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흑석동이 반포의 서쪽에 있다고 하지만 반포와는 전혀 관계 없다” “한강 밑에 있으니 아예 강남이라고 이름 짓지 그러냐” 등 ‘꼼수’ 작명을 비판했다.


반면 “집주인인 조합원들이 자산 가치 띄우겠다는데 자본주의 국가에서 뭐라고 할 수 있느냐” “반포동의 서쪽에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니 문제가 되지 않는다” 등의 반론도 나왔다.


지명과 동떨어진 아파트 이름이 지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있는 ‘신촌 그랑자이’는 신촌동에 위치하지 않음에도 이름에 신촌을 넣었다.

그러나 이후 마포동 집값이 크게 오르자 2022년 이름을 ‘마포 그랑자이’로 바꿨다.


동 이름을 바꾼 사례도 있다.

2020년 준공된 ‘목동 센트럴파크 아이파크 위브’는 양천구 신월동에 있지만 이름 앞에 ‘목동’을 붙였다.


이러한 ‘꼼수 작명’ 논란이 지속되자 서울시는 공동주택 명칭 지침을 제시하며 ‘지명을 활용해 아파트 이름을 지을 때 법정동·행정동을 준수해 달라’고 권고했다.

관련 책자에서 “아파트 이름에 다른 법정동·행정동을 붙이는 것은 아파트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현실 때문”이라며 “이런 이름은 사람들의 인식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단지명이 논란이 돼 소송까지 가는 일도 있었지만 법원 역시 혼란을 줄 수 있는 지명 활용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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