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올랐는데 나만 왜 이래”...서러운 개미 도대체 뭘 샀나 보니

삼전·하이닉스·한미반도체
반도체 3대장 종목만 급등
코스피 2750선 재돌파에도
한전·현대차 등 대형주 약세
체감지수는 2630선 머물러

2일 삼성전자 주가가 3.66% 상승하며 종가 기준 8만5000원 고지에 올랐다.

2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날 상승률은 올들어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3월 이후 반도체 대장주를 제외한 코스피 다른 종목들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750선에 안착한 코스피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의 급등에 따른 착시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2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2일까지 코스피는 4.19% 상승했으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를 제외하면 오히려 0.22%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코스피는 2747.86로 마감했는데 만약 3개 종목을 제외하고 추정한다면 코스피 종가는 2636.57에 불과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로 세 종목은 3월부터 본격적인 상승 랠리를 시작했다.

3월부터 삼성전자는 16.1%, 삼성전자우 13.8% 오르고 SK하이닉스는 17.9%, 한미반도체는 61.5% 상승했다.

한미반도체의 상승률은 코스피 종목 중에서도 상승률 4위일 정도로 높다.


반면 다른 대형주들은 주가가 부진했다.

이 기간 한국전력은 12% 하락했으며 현대차, 기아도 각각 11% 하락률을 기록했다.

LG화학도 8.7% 내렸다.


HBM에서 이미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던 SK하이닉스가 2월부터 상승 속도가 가속도가 붙기 시작하고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한미반도체는 올 들어 145% 상승했다.

HBM에 쓰이는 열압착본딩장비인 TC본더 수주가 급증한 덕이다.


올초부터 엔비디아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밸류체인에 있던 SK하이닉스한미반도체의 주가가 먼저 움직였고 그 후 지난달 19일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이 연례개발자 컨퍼런스 ‘GTC24’에서 삼성전자의 HBM3E를 테스트하고 있다는 발언에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됐다.


곽병렬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AI 모멘텀이 이익에 반영되는 속도는 엔비디아, TSMC,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순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수혜주들이 총선 이후 추가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 상승이 멈춘 상태다.

다른 업종에서 눈에 띄는 이익 증가나 모멘텀이 보이지 않다보니 반도체 업종만 나가는 상승장이 계속되고 있다.


1일 발표된 3월 수출입 통계에서도 반도체와 화장품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양 업종이 1일엔 동반 상승했다.

그러나 2일엔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화장품 업종의 상승세가 둔화됐다.


반면 수출액이 202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반도체 업종은 미국 메모리업체 마이크론의 신고가 돌파 영향으로 계속 상승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화장품, 2차전지 등 소외업종으로 순환매가 일어나더라도 단기에 그치고 반도체 업종에 몰리는 수급이 확산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가 HBM에 대한 수요가 2027년에 200억 달러(27조원)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마이크론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기 때문에 삼성전자 및 다른 HBM 관련주들의 상승이 추가적인 모멘텀을 얻게 됐다.


외국인은 2일 코스피에서 1조 72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전기전자 업종 순매수가 1조569억원이다.

반도체 이외의 업종에선 오히려 외국인들이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외국인들은 전기전자 업종을 9조4000억원 순매수했는데 최근 10거래일 6조300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나 마이크론 실적을 필두로 인공지능(AI) 관련 실적 기대감이 수급을 주도하는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5일 잠정 실적 발표 후 수급 상황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2일 삼성전자를 1조2454억원, 삼성전자우를 725억원 순매수했다.

한미반도체를 446억원, SK하이닉스를 408억원 순매도해 반도체업종 중에서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삼성전자의 비중을 늘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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