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뷰티 공룡 '세포라', 한국서 결국 철수…올리브영 벽 못 넘었다

【 앵커멘트 】
글로벌 1위 뷰티숍 세포라가 결국 한국 시장에서 철수합니다.
2019년 한국에 첫 매장을 연 지 5년 만에 K-뷰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사업을 종료한 건데요.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글로벌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가 운영하는 세계 1위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합니다.

북미와 유럽에서 일명 '뷰티 공룡'으로 불리며 업계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한 세포라가 한국에서는 자리를 잡지 못한겁니다.

세포라는 1999년과 2008년 각각 홍콩과 일본에 진출했다 모두 2년 만에 사업을 접는 등 유독 아시아권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럼에도 세포라는 2019년 10월 서울 강남에 1호점을 열며 한국에 진출했습니다.

이후 신규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가며 영업망을 확대했으나 이듬해 코로나19가 발생하자 더 이상의 사업 확장에는 실패했습니다.

당초 2022년까지 14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이 목표였으나, 약 5개의 매장을 운영하는데 그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업손실이 2022년 176억 원까지 불어나며 완전 자본잠식 상황에 빠지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결국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겁니다.

전문가들은 CJ올리브영이 중저가 브랜드 위주로 한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반면 세포라는 고가의 제품을 취급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 인터뷰(☎) : 김주덕 /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
- "세포라 제품들은 대체로 좀 고가 제품들이 많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가 제품은 백화점에서 산다는 이런 인식이 많이 있기 때문에 (드럭스토어인 세포라를 잘 찾지 않은 것)…반면 올리브영은 제품이 다양하고 중저가 제품이 많은 편이거든요"

실제로 세포라가 사업 규모를 축소해 나갈 동안 올리브영은 오히려 점포 수를 늘려갔으며, 지난해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0%가량 늘어난 3조 9천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포라가 K-뷰티의 벽 앞에 무너진 가운데 올리브영의 독주 체제는 더욱 굳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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