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깅 소비'에 꽂힌 MZ세대…패션업계, 중고거래 서비스 직접 운영한다

【 앵커멘트 】
자신이 선호하는 특정 브랜드나 제품에 파고드는 소비를 '디깅 소비'라고 합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디깅 소비'가 두각을 나타내자 패션업계가 이들을 대상으로 중고거래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고 나섰는데요.
구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최근 자신이 점찍은 브랜드의 제품을 수집하는 '디깅 소비'에 눈을 뜬 MZ세대를 중심으로 중고 의류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한 글로벌 패션 플랫폼에 따르면 세계 중고 패션 시장 거래액은 2026년 2천180억 달러까지 늘어 전체 패션 시장의 18%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또한 패션 분야 중고 거래 이용자의 약 76%가 MZ세대이기 때문에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에 중고거래 수요를 잡기 위해 패션업체들이 직접 중고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경쟁 중고거래 플랫폼에 수요를 빼앗기지 않고 패션몰이 직접 나서서 운영하겠다는 겁니다.

코오롱FnC는 자사 브랜드 제품을 매입하고 되파는 중고 마켓을 운영 중입니다.

이렇게 판매한 의류는 지난 8개월 동안 3천여 벌에 달했으며, 매입 중고 상품의 약 60%가 한 달 안에 판매됐을 만큼 순환도 빠릅니다.

사용주기가 짧은 유아동복을 파는 업체들 역시 중고거래 수요 겨냥에 힘쓰고 있습니다.

LF의 유아동복 브랜드 '파스텔세상'은 선도적으로 자사몰 내 중고거래서비스를 론칭하고 운영중입니다.

이밖에 현대·롯데·신세계백화점도 중고품 전문관을 여는 등 중고 수요 사로잡기에 나섰습니다.

패션 브랜드들은 자체 중고거래 서비스 운영을 통해 자원 순환에 기여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패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섬유 패션산업은 전 세계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의 상당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회전율이 높은 만큼 폐기량도 많은 패스트 패션이 환경을 오염하는 주범으로 지목되자 기업들이 중고거래를 통해 이를 해소하고자 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MZ세대 역시 패스트패션을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친환경적 가치소비를 실천하기 위해 중고 물품을 구매한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서용구 /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MZ세대는 패스트패션 브랜드에 대한 약간의 증오감을 갖고 있습니다. 지구를 더럽히기 때문에…환경에 대한 걱정을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이합니다. 또한 MZ세대가 학력도 전반적으로 높기 때문에 명품·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인지도 역시 높습니다."

뜨거워지는 중고 거래 열풍에 패션업계가 직접 나서며 중고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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