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REPORT : 찬바람 부는 부동산 경매 언제쯤 훈풍불까 ◆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법정.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이날은 매우 한산했다.


이날 부동산 경매에 나온 전체 물건은 총 58건. 이 중 입찰자는 겨우 12명, 낙찰된 물건은 4건에 불과했다.


요즘 법원 경매가 영 시들하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매 물건도 1, 2회 유찰은 기본이다.

경매 참여자 수도 확 줄었고, 입찰에 수십 명이 몰려드는 경우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부동산 고수들은 조용히 경매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다.

지금은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일 뿐 내년 초가 되면 대박 장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 경매시장은 내년이 '본게임'


부동산 전망이 암울하다 보니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분다.

경쟁률이 눈에 띄게 낮아졌고,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인 낙찰가율도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89.7%를 기록했다.

2020년 3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최저치다.

작년 말 120%에 육박했던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올해 내내 100% 근처를 오가더니 96.6%(7월), 93.7%(8월), 89.7%(9월)로 크게 떨어지는 모습이다.


낙찰률도 심하게 떨어졌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는 67건 진행됐지만 이 중 15건만 낙찰돼 낙찰률이 22.4%에 머물렀다.

지난해 말 60~70%대를 오가던 모습과는 완전히 딴판이다.


수도권과 전국을 봐도 경매시장 경쟁률이 낮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지난달 전국 기준 아파트 낙찰률은 35.2%, 낙찰가율은 83.1%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문제는 지금 경매시장에 등장한 물건들은 올해 금리 인상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떠한 이유로 문제가 생긴 경매물건이 법원 현장까지 나오는 데는 대개 1~2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매업계에서는 내년 초 혹은 중반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빚투(빚을 내 투자)로 갭투자에 나섰던 이들의 물건이 경매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좋은 물건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뜻이다.


◆ 경매 감정가 맹신은 금물


부동산 경매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라면 꼭 권리분석이 쉬운 물건부터 도전해야 한다.

권리분석은 경매를 통해 매수하고자 하는 부동산에 법률적 문제가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으로, 낙찰자가 낙찰 금액 외에 별도로 인수해야 하는 권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말한다.

경매는 기대 수익만큼이나 위험이 높은 만큼 초보자일수록 작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쉬운 물건에 투자해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빌라보다 아파트, 지방보다는 수도권, 대형보다는 소형 평수 아파트일수록 쉬운 투자에 속한다.

일단 소형 아파트는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위험 요소가 적다.

세입자의 보증금과 이사비용이 크지 않고 낙찰가도 상대적으로 낮아, 명도가 해결되지 않거나 권리분석에서 실수를 하더라도 큰돈이 묶이지 않기 때문이다.


소형 아파트는 금융위기나 경제위기를 맞을 때도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모습을 보인다.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처분이 쉽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4%에 달한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데 비해 소형 아파트 공급 물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경매에 올라온 감정가를 맹신하는 실수도 꼭 주의해야 한다.

경매 감정가는 보통 1~2년 전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된다.

지금처럼 부동산 하락기에는 현재 시세보다 감정 가격이 훨씬 높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입찰 전 꼭 현재 시세가 얼마인지 확인하고 가격대를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감정가 대비 10% 이상 낮은 가격에 매입해야 손해를 덜 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 아파트 경매에서는 관리비 체납 여부가 중요하다.

입찰 전 관리비 체납 여부를 확인한 후 낙찰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관행상 밀린 관리비를 낙찰자가 부담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 다가구주택은 세입자 명도 중요


아파트 외의 주택 경매는 조금 더 신경을 쓸 부분이 많다.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다세대주택 경매에 나설 때 챙겨야 할 부분이 다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단독주택은 토지 면적과 주변 여건, 현재 건물 상태를 따져봐야 한다.

리모델링을 했다면 용도지구와 용적률 및 건폐율 등을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다가구주택은 면적이 660㎡ 이하이고 하나의 건물에 호수별로 독립된 화장실과 부엌이 갖춰져 있지만 호수별로 소유권이 나뉘어 있지 않은 건물을 말한다.

다가구주택은 세입자가 많아 명도 처리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경매 고수'가 아니라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만일 경매에 참여한다면 임차인이 여러 명 살고 있는 만큼 대항력을 가진 세입자가 몇 명인지, 명도 대상자가 누구인지 등을 철저히 파악한 후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


연립·다세대주택은 아파트와 비교할 때 관리 측면에서 열악하고 주차 시설이 부족해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감정가격을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들 주택은 한 번 유찰될 때마다 가격이 20~30%씩 깎이기 때문에 시세의 절반 가격까지 떨어뜨릴 수 있는 물건도 많다.

재개발·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지역의 물건을 싸게 구입해 임대를 놓다가 개발 이후 입주권과 시세 차익을 동시에 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가 주택은 상가와 주거용 주택이 한 건물에 있는 부동산을 말한다.

요즘엔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이상으로 인기가 높다.

다만 공실 위험이 있으니 주변 지역을 철저히 분석하고 접근해야 한다.


'말소기준등기' 후 올라온 권리는 모두 소멸…등기부등본서 꼭 확인을

부동산 경매 참여 어떻게

전세세입자·가처분·유치권 등
경매로 매각 끝나도 챙겨줘야
권리 관계 지나치게 복잡하면
해당 물건 포기하는게 좋아
내년이 되면 부동산 경매시장에 좋은 물건이 쏟아지면서 수요자들 관심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경매 절차는 법원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진행되는 데다가 어려워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실제 입찰 단계별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정리해봤다.


첫 번째 단계, 경매물건 검색
법원경매정보 사이트에 들어가는 게 첫 단계다.

'경매물건→부동산'을 누르면 용도별, 지역별로 경매에 나온 물건을 볼 수 있다.

물건 상세 검색을 누르면 감정 가격이 얼마인지, 면적과 실제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단계, 권리 분석하기
물건에 대한 법적 권리를 따지는 절차다.

경매 절차 중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다.

경매에서 낙찰을 받아도 권리가 남았다면 낙찰자가 부담을 다 떠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받지 못한 보증금을 낙찰자에게 내놓으라고 하면 상황에 따라 꼼짝없이 줘야 할 수 있다.


우선 등기부등본 갑구와 을구를 꼼꼼히 살핀다.

저당권, 근저당권, 가압류, 담보가등기,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세권이란 단어가 있는지 찾아야 한다.

여러 개가 올라와 있다면 그중에서 날짜가 가장 빠른 것이 기준이 된다.

이 기준을 '말소기준등기'라고 하는데, 경매가 이뤄지면 말소기준등기 이후에 올라온 권리는 모두 소멸되니 이것만 확인하면 된다.


경매 자체가 돈을 빌려준 사람이 '집을 팔아 돈을 돌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거라 매각대금이 누구에게 가는지 확실히 해야 소유권 정리가 끝난다.

은행, 채권자, 전세세입자 등 매각대금이 누구에게 얼마나 가야 하는지 자세하게 확인해야 한다.

경매로 매각이 끝나도 낙찰자가 꼭 챙겨줘야 하는 권리도 있다.

맨 먼저 등기부등본에 올랐지만 배당에 나서지 않은 전세세입자(선순위전세권), 재산을 처분할 수 없도록 법으로 묶어두는 '가처분', 공사대금을 받기 위해 버티는 '유치권'이나 토지주가 달라져도 건물주가 계속 점유할 수 있도록 한 '법정지상권' 등이다.

만일 권리 관계가 너무 복잡하다면 그 물건은 과감히 포기하는 게 좋다.

자신이 없다면 무료 사이트보다는 지지옥션 등 유료 경매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 세 번째 단계, 물건 현황 파악하기
이제 발품을 팔 차례다.

적정한 입찰가를 쓰기 위해 주변 시세를 따져 봐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들어가 해당 물건과 주변의 최근 거래 가격을 본다.

호갱노노 등 시중 사이트 호가와 시세를 비교해도 좋다.


이 작업이 끝나면 현장에 꼭 가보길 추천한다.

실제로 물건을 보러 가면 집 안 곳곳이 망가졌거나, 채무자의 밀린 관리비가 엄청나게 남아 있는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주변 공인중개소는 물론이고 관리사무소에도 들러서 현황을 파악한다.


◆ 네 번째 단계, 매각 날짜에 입찰하기
법원 사이트엔 경매가 진행되는 입찰기일이 나온다.

당일 법원에 가서 실제 입찰에 참여한다.

경매법정에 도착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게시판에 붙은 그날의 물건 목록을 살피는 일이다.

간혹 당일 아침에도 개별 경매사건이 취하되거나 매각기일이 바뀔 수 있다.


준비물은 신분증, 도장, 입찰보증금이다.

입찰보증금은 대개 최저 매각금액의 10~20%를 수표나 현금으로 준비한다.

대리인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에는 대리인의 신분증과 도장, 본인의 인감이 날인된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를 갖춰야 한다.


다음엔 법정 안에 있는 입찰표와 입찰 봉투, 보증금 봉투를 집어 남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칸막이에 들어가 입찰표를 작성한다.

입찰 금액 작성은 한글이 아닌 단위마다 정해진 칸 안에 숫자로 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단위를 밀려 쓰는 실수가 많으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틀리면 바로 새 입찰표에 다시 써야 한다.

사선을 긋고 다시 쓴다든지 덧칠하거나 수정 테이프 등을 사용할 경우에는 입찰무효가 된다.


다 쓴 서류들과 보증금 봉투는 입찰 봉투에 넣어 스테이플러로 찍은 뒤 봉투 상단 부분의 수취증을 뜯어서 보관한다.

낙찰에 실패하면 수취증을 집행관에게 보여줘야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니 꼭 주의해야 한다.


◆ 다섯 번째 단계, 낙찰 및 잔금 납부
경매가 시작되면 집행관이 물건마다 몇 명이 경매에 참여했는지 밝힌다.

응찰자 중에서 가장 가격을 높게 쓴 사람이 낙찰자다.

만일 본인이 낙찰자가 됐다면 보증금을 제외한 잔금을 치러야 한다.

낙찰 뒤 법원이 낙찰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1주), 채무자 등 이해관계인이 항고 가능한 시간(1주)이 지나면 한 달 안에 잔금을 내야 한다.

다시 말해서 낙찰부터 잔금 납부까지 4~6주밖에 안 걸리는 만큼 자금 조달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만일 생각 없이 덜컥 낙찰되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손해를 볼 수 있다.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 경매날 법정 앞에서 법무사나 대출상담사의 명함을 챙겨두는 것도 좋다.


◆ 여섯 번째 단계, 점유자 명도
마지막 단계는 낙찰받은 곳에 살고 있는 사람을 내보내는 '명도' 절차다.

이사비를 줘서 나가게끔 합의하는 게 관행인데, 만약 이들이 나가지 않는다면 강제집행을 통해 법적으로 내보내는 방법도 있다.

웬만하면 합의로 빠르고 확실하게 결정짓는 게 좋다.

이후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하면 경매 절차는 마무리된다.


<용어 설명>
▶▶ 가압류 : 가압류 앞에 '가'자가 붙은 것은 임시적인 조치를 뜻한다.

채무자에게 받을 돈이 있을 때 재산을 압류해 채무자가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 가처분 : 가처분은 돈 이외의 것을 받아야 할 때 취하는 행정 절차다.

즉 부동산을 가처분한 사람이 있을 경우 동의 없이 부동산을 매각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법적 장치다.

말소기준권리보다 빠른 선순위 가처분은 경매로 소멸되지 않고 낙찰자에게 인수된다.


▶▶ 가등기 : 계약금을 지불하고 잔금을 치르는 사이에 매도자가 다른 사람과 계약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다른 권리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활용하는 권리다.

간단히 정리하면 본등기 이전에 미리 하는 등기다.

말소기준권리보다 빠른 가등기도 낙찰자에게 인수된다.


※ 더 자세한 정보는 매일경제 부동산부가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 매부리TV에서 확인하세요.

[손동우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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