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vs "증여"…'반 토막' 마포 아파트 거래에 집주인들 '멘붕'

서울 마포구 염리동 '염리삼성래미안'. [사진 출처 = 네이버지도]
최근 마포지역에서 아파트 반값 거래가 발생했다.

소유주들은 물론 누리꾼들도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이에 부동산 불패로 불려 온 서울마저도 주택가격 약세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염리동 '염리삼성래미안'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21일 8억원에 손바뀜됐다.

지난해 9월 직전 거래가격(15억4500만원) 대비 1년 만에 반 토막 난 셈이다.

지난달 20일 전셋값(8억1000만원)과 비교해도 낮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의 국민평형이지만 호가와의 가격 차이도 크다.

현재 시세는 14억5000만원~16억5000만원 수준이다.

입주민 사이에서는 "이기적인 매도자의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 "매수자 입주를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 "그 집이 몇 동 몇 호인데 이미 누군가가 살고 있던데?", "마포구 아파트를 금천구 중개업소에서 거래한 것도 찔려서 아닐까", "어머니 명의인데 아들이 관리 중" 등 다양한 비난과 소문이 퍼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대부분 증여와 같은 특수 상황으로 의심하는 분위기지만, 비정상적인 가격이라 세무당국의 의심을 피할 수 없어 의아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특수 관계인 간 거래 시 최근 3개월 내 거래된 실거래가보다 30% 이상 저렴하거나 3억원 낮게 거래되는 경우 정상거래로 인정된다.

매수자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매도자에게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다만 매도가격과 시가의 차이가 5% 미만이거나 3억원 이하라면 시가에 매매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처럼 시세의 반값에 거래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설명이다.


매경닷컴이 이 물건의 등기부등본을 발급해 본 결과 계약 이후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완료된 상태였다.

매도자는 A씨, 매수자는 B씨와 C씨였다.

세입자로 살고 있던 부부 또는 동거인이 공동 매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이 다르고 연배가 비슷한 점으로 미뤄 부모와 자녀, 형·오빠와 동생 사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지난 2016년 3월 5억5000만원에 이 집을 사들여 지난 2020년 B씨와 C씨에게 전세(4억2000만원)를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저가거래임에도 6년 반 만에 2억50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뒀다.


이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 84㎡는 지난 6월 호가(30억원대)의 절반에 가까운 16억원에 팔렸다.

전셋값(19억) 대비 낮은 금액이었다.

개포동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84㎡도 지난 8월 15억원에 계약됐다.

분양가(14억4000만원)를 겨우 웃돈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 역시 지난달 13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신고가(23억7000만원)와 비교하면 10억원 가까이 빠졌다.


이처럼 서울 주요 행정구역에서 하락 거래가 줄줄이 신고되면서 집값 폭락의 전조라는 경고도 나온다.

외곽 입지에 국한됐던 30% 안팎의 실거래가 하락이 서울 전역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올해 1월부터 8월 서울 기준 아파트실거래가지수의 누적 하락률은 6.63%로 집계됐다.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 산출을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거래절벽 현상 심화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극소수 급매를 뛰어넘는 급급매 매물만 계약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하락기에는 급매거래와 특수거래가 혼재한다"며 "실수요자들의 관망세는 더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어쩌다 체결되는 특이한 거래는 지역사회에 잠시 충격을 줄 수는 있지만 시장 전반을 뒤흔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매도인과 매수인을 비방하면서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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