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가뭄'인데 서울 아파트값 잡을 수 있나"…올해 계획 물량 60% 일정 못잡았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현장에 공사중단을 예고하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박형기 기자]

이문1·3구역, 둔촌주공 등 서울에서 대어급 평가를 받는 주요 단지들의 분양 일정이 잇따라 늦춰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로 조합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시공사와 공사비 마찰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새 정부에서 관련 법안 개편 의지를 밝히면서 정책 발표 후로 분양시점을 늦추려는 단지들도 포착된다.


택지가 없는 서울에서 신규 주택의 공급을 늘리려면 정비사업이 활성화돼야 하지만, 대규모 사업장들의 분양일정이 연기됨에 따라 서울의 공급 가뭄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약일정에 맞춰 내 집 마련 계획을 세우던 실수요자들도 청약 계획이 지연되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집값 및 주거 안정이라는 새 정부의 방침도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19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올해 분양예정인 총 3만4709가구 가운데 분양일정이 잡히지 않은 물량만 2만424가구다.

올해 분양 예정 물량의 58.8%에 달하는 규모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올해 '뜨거운 감자'로 주목 받은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은 최근 시공사와 갈등을 겪으면서 분양 일정이 무기한 연기됐다.

올해 분양일정에서도 빠졌다.

둔촌주공은 분양물량이 1만2032가구로 이중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현재 공정률은 52%로 당초 계획대로라면 다음달 일반공급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합과 시공단이 약 5600억원의 공사비 증액 계약의 유효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최근 시공단이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돌입하는 강수를 두면서 사실상 연내 분양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대문구 이문1구역, 이문3구역 등 주요 재정비 사업장이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상반기 분양을 목표로 했던 서울 송파구 가락현대5차도 하반기로 분양 일정을 미뤘다.

이문1구역은 전체 3069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은 905가구다.

설계 변경과 분양가 산정 문제로 당초 이달이던 분양일정이 늦춰졌다.

이문3구역은 4321가구에서 일반분양만 1067가구 수준으로 지난달 공급예정이었지만 시공사 교체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급 일정이 연기된 상태다.


지난해부터 분양 일정이 연기되고 있는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 문정'은 올해 상반기 분양이 어려울 전망이다.

원자재값이 오른 상황에서 조합이 높은 분양가를 받기 위해 택지비 평가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서초구 신반포15차는 직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의 법적 분쟁은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택지비 평가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분양 일정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이에 당초 5월로 예정됐던 분양일정이 하반기로 미뤄지게 됐다.


서초 반포동 신반포15차를 재개발하는 '래미안원펜타스'(래미안원펜타스) 또한 당초 이달에서 분양이 연기됐다.

조합과 이전 시공사 대우건설이 계약해지 문제로 법적 분쟁에 휘말린데다 조합이 높은 분양가를 받기 위해 택지비 감정평가를 늦추면서 분양 계획이 내년으로 밀렸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우성 1차아파트 재건축 사업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

사업시행계획에서 조합이 추산한 전용 59㎡형 조합원 분양가는 18억2000만원인데 비해 일반분양가는 14억8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일반분양이 조합분양가보다 약 3억원 저렴해 역차별 논란이 있었다.


분양가상한제는 아파트 분양가를 택지비, 기본형건축비, 가산비를 합쳐 일정 수준 이하로 책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분양가를 무조건 주변 시세 대비 70~80% 이하로 낮추는 데 중점을 두다보니 불투명한 계산방식으로 갈등을 빚었다.

여기에 최근 분양가상한제 개편이 확정되지 않으면서 일부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일정을 상반기 이후로 연기하는 상황이다.


김운철 리얼투데이 대표는 "신림3구역도 당초 5월로 잡혀 있었는데 7월로 미뤄졌고, 다시 9월로 밀리는 등 일정이 밀리는 단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의 경우 주택공급이 저조한 상황인데 계속 규제로 분양이 미뤄지는 것보단 합의점을 찾아서 공급이 빨리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수록 시장 불안감에 기성 주택값만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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