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시대 ◆
새 정부가 재건축 규제 완화와 임대차법 개정에 신중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재건축 시장이 규제 완화 기대감에 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전월세 제도 변경에 따른 시장 혼선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11일 매일경제신문이 입수한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 공약 사항 가운데 하나인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내년 상반기에 추진하기로 잠정 결론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계획서에 담긴 로드맵에는 '주택 재건축 판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고시)' 개정은 2023년 상반기 과제로 명시돼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규제 완화는 공약에 포함된 다양한 재건축 활성화 방안들 가운데 법을 개정하지 않고 국토교통부의 조례만 바꿔도 되는 사안으로 가장 먼저 시행될 것으로 기대를 받은 바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지난 3월부터 1기 신도시와 서울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집값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며 "인수위가 이런 점을 우려해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성급히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원 후보자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로 투기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주택들이 쏟아질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며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매우 정교하고 신중하게 움직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건축 규제 완화가 윤 대통령의 공약이어서 당정 협의 과정에서 시기가 다시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인수위는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내용이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에도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계획서에는 "임대차 제도 개편을 위해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입법 여건 고려 시 단기간 내 개정이 어려운 반면, 개편 발표 후 개정 전까지 단기 시장 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재됐다.

이어 "갱신요구권 폐지나 축소 등 구체적 추진 방향 발표 후 법 개정 전까지 임대인 매물 회수(공급 감소), 임차인 조기 계약 추진(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급등 등 시장 불안이 즉시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현재 전월세 시장이 안정세이므로 2022년 8월 전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안을 검토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을 모았던 다른 부동산 공약 대부분은 올해 하반기에 법안 발의·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일정이 짜여 있다.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올 하반기 국회에 제출하고,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은 올 하반기 개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보유세(재산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올해 상반기 내 국회에 제출하기로 예정돼 있다.

다만 종합부동산세 개정 추진은 2023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획서는 인수위가 지난 4월 말 국정과제 발표를 앞두고 만든 문서로 보인다.

계획서에는 "구체적 추진 일정은 시장 상황, 입법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변경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유출된 계획서는 각 부서가 가능한 한 빨리 국정과제를 추진할 경우를 상정해 보고한 일정을 취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계획은 계획일 뿐, 부동산 시장 변화나 정치권 동향에 따라 얼마든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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