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명동의 상가들. [이상현 기자]
"그동안 힘들었지. 너무 힘들었어요. 내가 (장사를) 10년 넘게 했는데 말도 못 해. 임대료 부담이 제일 컸지. 가게 평수를 절반이나 좁혀 나오고, 착실했던 아르바이트생들 다 내보냈으니.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나서 마음이 놓여야 하는데 빚이 쌓여 있어서 그게 잘 안 되네." (건대입구역 먹자골목에서 영업 중인 상인 A씨)
서울시내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매출은 크게 줄었지만, 임대료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역·명동·연남동·종로 등 주요 상권 150곳의 1층 점포 7500개의 통상임대료는 단위면적(1㎡)당 월 5만39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5만4300원)보다 0.7%가량 하락하는 데 그쳤다.

평균 전용면적(64.5㎡)을 대입하면 점포당 월 348만원을 임대료 목적으로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임대료가 가장 높은 곳은 명동거리로 확인됐다.

명동거리의 임대료는 1㎡당 월 21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그 뒤를 이어 인사동(9만500원), 강남역(8만9900원), 천호역(8만8800원), 여의도역(8만8700원), 중계동 학원가(8만1300원) 등으로 조사됐다.

평균 임대료는 명동거리가 월 1372만원으로 1000만원을 넘어섰다.

인사동과 강남역도 각각 584만원과 580만원으로 600만원에 육박한다.


평균 보증금은 1㎡당 82만원으로 점포당 5289만원에 달한다.

환산보증금은 평균 3억4916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일부만 적용받을 수 있는 9억원 초과 점포는 4.5%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에 따른 상가임대차 분쟁 증가에 대비해 매출 변동 등을 반영한 합리적인 수준의 공정임대료와 '찾아가는 상가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운영해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의 손실이 불어난 상황에서 임대료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해 고통을 분담해 준 건물주와 기업들이 있기는 했지만, 전 권역으로 확산하지는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강남역 상권은 코로나19에도 임대료 변화가 거의 없었다"며 "재택근무가 장려됐어도 원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인 데다가 고급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인구도 많아서 건물주들도 공실이 생기면 비워두는 분위기였지 임대료를 내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부유한 건물주라도 점포를 오랫동안 공실로 남겨 두면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매매가가 급등하는 바람에 비교적 여유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이후 강남역 이면도로 일부 건물의 3.3㎡당 시세는 4억원까지 치솟았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2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연예인 비·김태희 부부가 3.3㎡당 6억2000만원에 매각한 꼬마빌딩도 8억원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최근 2년 동안 중소기업기본통계상 소상공인·소기업 551만개의 영업손실 규모를 약 54조원으로 산출했다.

그러면서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는 즉시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업체별 피해 정도와 업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해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보상금액이나 세부지급항목 등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발표를 미뤘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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