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휘는 '무지외반증' 내원 환자 81% '여성'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사진=연세스타병원 제공)

[성남=매일경제TV] 20대 직장인 A씨는 정장 스타일의 유니폼을 입고 근무하는 탓에 구두를 매일 신고 출근합니다. 그런데 최근 늘어난 체중 때문인지 구두가 작다고 느껴졌고, 엄지발가락 쪽에 가끔 통증을 느낀 적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습니다.

A 씨는 기분 전환을 위해 네일샵에 찾아 패디큐어를 받으면서 발가락이 예전보다 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근처 정형외과를 찾은 결과 '무지외반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와 유사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2030대 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후천성 무지외반증으로 2020년 병원을 찾은 환자만 5만 여명에 이릅니다. 이 중 81%가 여성으로 발은 신체에서 멀고, 거울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부위라서 변형에 둔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통증이 오기 전까지는 더 알기 어렵습니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경희대 의대·의학전문대학원 외래교수)은 "과체중·퇴행성관절염이 오면 무릎이 벌어지기도 하고, 구부정한 자세로 인해 거북목이나 목디스크로 변형이 오기도 한다"며 "엄지발가락이 휘어서 발모양이 삼각형처럼 바뀌는 질환이 무지외반증은 미관에 좋지 않기 때문에 20~30대 여성의 관심이 많은데 간단한 수술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점차 악화하는 진행형 질환인 무지외반증은 외관상 휘어있는 변화가 보이면 치료를 서둘러야 합니다. 돌출 부위 뿐만 아니라 발바닥, 발가락, 발등 등에도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20도 이상 휘어 있는 경우에는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최근 무지외반증 수술법은 대표적으로 MICA가 있습니다. 비절개 수술법인 MICA는 2mm 정도의 미세한 구멍을 통해 휘어 있는 뼈를 교정하고 일부 절골하면서 진행하는 수술법입니다. 기존 술법은 5cm이상 절개를 했기 때문에 회복에 시간이 걸렸지만, MICA 수술은 회복이 빠르고 통증도 적으며 입원 기간도 짧아서 젊은 여성 직장인들에게 관심이 높습니다. 나이가 많은 고령 환자, 골다공증 환자에게도 수술 부담이 적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허 원장은 "진행형 질환의 특성상 무지외반증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며 "MICA 수술은 다음 날부터 가벼운 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상에 큰 지장을 주지 않지만 수술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는 발볼이 넓은 신발을 신어야 변형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으며, 뾰족 구두를 피하고 키높이 깔창도 빼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 손세준 기자 / mksseju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