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주총 '물 흐리는' 코오롱생명과학·대웅제약…인보사 사태·보톡스 소송 패배에도 현 경영진 재선임한다

【 앵커멘트 】
제약업계 주주총회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주요 제약사 대표들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되는 가운데, 대부분 새로운 경영진을 찾는 대신 연임을 택했는데요.
재판에 휘말리거나 실적이 악화되는 위기에 처한 제약사들도 현 경영진의 재선임을 결정했습니다.
고진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코오롱생명과학이 오는 2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우석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2012년 대표직에 오른 이 대표는 인보사 임상과 생산, 판매를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인보사의 종양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약사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는데,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연임이 유력하게 됐습니다.

이는 당시 책임자였던 이 대표가 인보사 사태 마무리 역할까지 맡는 것이 맞다는 회사 안팎의 평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15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 대표는 안건이 의결되면 앞으로 3년간 더 회사를 이끌게 됩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최근 4년 연속 적자로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한 상황.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연임이 확정될 경우 인보사 사태 해결과 함께 상장폐지 위험을 해소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허권을 남용해 복제약 판매를 방해한 혐의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대웅제약도 현재 경영진의 연임을 선택했습니다.

전승호 대표와 윤재춘 대표가 이끄는 대웅제약은 지난해 메디톡스와의 미국 내 보톡스 소송에서 '판정패'를 당하는 타격을 입었습니다.

소송 비용이 불어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60% 넘게 급감하는 실적 악화까지 겪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주총에서는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습니다.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속에서도 연구개발 성과를 이뤄낸 점을 인정받아 연임이 결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JW중외제약 역시 오너 3세인 이경하 JW홀딩스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결정했습니다.

중외제약은 400억 원대 불법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져 창사 이래 최대 난관에 부딪힌 상태입니다.

대웅제약과 중외제약은 모두 26일 주총을 열고 각 경영진의 재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칩니다.

제약업계가 이미지 쇄신이라는 카드 대신 성장을 위한 안정을 택하면서 당장 눈 앞에 닥친 난관들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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