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날개 없는 딱정벌레류 신종 2종 강원·제주서 발견

국립생물자원관, '토양 무척추동물 다양성 연구' 성과

장님주름알버섯벌레(왼쪽)과 제주장님주름알버섯벌레. (사진=환경부 제공)

[세종=매일경제TV] 눈과 날개가 없어 보지도, 날지도 못하는 신종 딱정벌레류 2종이 발견됐습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토양 무척추동물 다양성 연구'를 통해 눈이 없고 날지 못하는 딱정벌레류 신종 2종을 발견했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9년부터 새로운 자생종이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토양 무척추동물을 대상으로 생물다양성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무척추동물이란 딱정벌레(절지동물), 지렁이(환형동물) 등 동물 중에서 등뼈가 없는 무리를 지칭하며, 전체 동물의 약 97%를 차지합니다.

이번에 발견된 신종은 '장님주름알버섯벌레'와 '제주장님주름알버섯벌레'로 일반적인 딱정벌레류와는 다르게 겹눈과 뒷날개가 없습니다.

딱정벌레류의 일반적인 형태적 특징은 온몸이 단단한 각피(큐티클)층으로 덮여있고 딱딱한 딱지날개가 있습니다. 또 많은 낱눈으로 구성된 한 쌍의 겹눈을 가지고, 두 쌍의 날개 중 뒷날개를 이용해 비행합니다.

장님주름알버섯벌레와 제주장님주름알버섯벌레는 알버섯벌레과 장님주름알버섯벌레속(Typhlocolenis)에 속합니다. 2008년 일본에서 버섯 등의 균류를 먹이로 삼는 장님주름알버섯벌레속 3종이 처음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연구를 통해 2종이 신종으로 기록됐습니다.

이에 따라 장님주름알버섯벌레속은 일본과 우리나라에 5종만이 분포하고 있는 매우 희귀한 분류군이 됐습니다. 크기가 대부분 2mm 이하로 매우 작고, 우리나라 종들도 1.3~1.4mm 정돕니다.

일본에서 발견된 1종만이 동굴에서 채집됐고, 나머지 종들은 낙엽이 쌓인 토양에서 확인됐습니다.

두 신종 중 장님주름알버섯벌레는 지난해 7월 강원도 오대산에서 채집됐고, 제주장님주름알버섯벌레는 같은해 6월 동백동산, 비자림 등 제주도 내에서 발견됐습니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토양 무척추동물 다양성 연구를 진행하겠다”라면서 “새로운 토양생물들을 발굴하고 목록화함과 동시에 이들에 대한 종합적인 생물종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나고야의정서 시대에 생물주권 확립을 위한 기초 정보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경재 기자 / mkkdc@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