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아웅산 수치 비밀서신 첫 공개…미얀마 민주화 관련 내용 담겨

아웅산 수치가 김대중에게 보낸 비밀서신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1995년 1월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쓴 비밀서신 2점이 오늘(10일)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이날 공개한 사료는 1994년 12월 13일 김 전 대통령이 아태민주지도자회의(FDL-AP) 공동의장 자격으로 수치 고문에게 보낸 편지와 이듬해 1월 수치 고문이 김 전 대통령에게 보낸 답신입니다.

김 전 대통령이 수치 고문에게 보낸 편지에는 FDL-AP의 명예고문 수락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아웅산 수치 고문이 "어떻게 민주화 이행을 이룩할 수 있을까요? 전체주의 정권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뭘까요? 포럼에서 이런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적은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1994년 FDL-AP를 상설기구화한 뒤 미얀마 민주화 지원활동을 주요 활동 목표로 추진했습니다.

당시 가택연금 상태였던 수치 고문은 답신에서 "미얀마 민주화 문제에 관심을 보여준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미얀마가 오랜 기간 고립돼있고 여러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어 민주화가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며 복잡한 심경을 전하고 있습니다.

김대중도서관은 이와 함께 김 전 대통령이 1994년 12월 1일 열린 '아시아태평양 민주지도자회의' 기조연설에서 미얀마 민주화를 지원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영상에서 "아시아 민주주의는 힘찬 전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 국민들이 군사정권이 시행한 선거에서 75%의 압도적인 지지를 수치 여사의 버마 민족민주연맹에 보내준 사실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김대중도서관 측은 "1990년대 중반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김대중의 국제적인 지원활동은 이 문제의 국제적인 공론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은 광주항쟁을 경험하고 김대중의 역사적 유산을 가졌다는 점에서 최근 미얀마 사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과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사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이태준 인턴기자 / taejun9503@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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