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기행' 김영옥 "남들 다 있는 빌딩 한채 없어, 부잣집 할머니 역 대리만족"

사진=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방송화면 캡처
[매일경제TV]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 배우 김영옥이 부잣집 할머니 역할을 다양하게 섭렵했으나, 남들 다 있는 빌딩 한 채 없다며 자신의 연기 인생을 전했습니다.

어제(25일) 방송된 TV조선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83회에서는 배우 김영옥이 허영만의 충청북도 최남단 영동 맛기행을 함께했습니다.

이날 김영옥은 청국장과 시래기 한상으로 유명한 가게를 찾았다가 문득 시래기에 얽힌 어린시절 기억들을 떠올렸습니다.

먼저 김영옥은 "14살에 한국전쟁이 나고 큰오빠가 학교 갔다가 그냥 없어졌다. 없어진 지 50년 만에 이산가족 2차상봉 때 오빠가 이북에서 찾아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영옥은 작은 오빠의 경우 18살 국군으로 나갔다가 9.28 서울수복을 겪었다며, 먹을 것 하나 풍족하게 못 먹던 시절 어머니 몰래 시래기를 손으로 집어 입에 급히 넣던 당시를 추억했습니다.

그렇게 김영옥은 그날의 기억을 안고 새우젓 살짝 올린 시래기를 먹으며, 그 옛날 맛이 나냐는 허영만의 물음에 "시래기 냄새는 많이 나지만 이것도 맛있다"며 웃었습니다.

김영옥은 내륙지방 맛을 그대로 담은 중국집에 이어 100년 된 가정집을 개조해 운영 중인 갈빗집도 함께 방문했습니다. 김영옥은 사장님이 김장 중 남은 갓으로 담갔다는 갓 물김치를 맛보곤 "어쩐지 다져서 했더라. 나도 집에 가서 다져서 담가야겠다. 먹기 좋다"며 칭찬했습니다.

또한 김영옥은 84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갈비 오도독뼈를 무리 없이 씹어 먹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의 갈비 먹방 중 허영만은 김영옥에게 '할미넴'에 대해 언급했는데, 유튜브를 보다가 김영옥의 욕하는 모습을 봤다는 것다.

이에 김영옥은 "드라마에서 할머니 깡패다. 동네 일 뭐든지 나서서 해결하는"이라며 '할미넴' 수식어를 얻은 역할을 설명, 즉석에서 "이 시베리아 벌판에 가서 귤이나 까먹어라. 개나리"와 같은 걸출한 욕 같이 들리는 대사를 선보여 웃음을 줬습니다.

배우에 대한 얘기는 쭉 이어졌다. 김영옥은 자신이 "현역으론 여자중 가장 나이가 많다"며, 지금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한 것에 대해 "그런데 빌딩 하나가 없다. 다 빌딩을 샀다는데. 나는 빌딩을 살 생각도 안 했지만"이라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그러면서 김영옥은 자신이 지금껏 부잣집 할머니로 많이 나왔다며 "멋 내면서 하니까 기분이 좋더라. 할머니가 다 같은 할머니가 아니다. 설렁탕 장사하다 성공한 할머니, 새우젓 장사하다가 성공한 할머니. 그렇게 (직접 부를) 이룬 할머니라 고귀한 할머니는 아니다"고 농담했습니다.

또한 김영옥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들의 엄마 역도 맡아 봤다며, 85세 신구, 86세 이순재를 아들로 뒀던 경험을 풀었습니다. 김영옥은 주현까지 자신의 아들로 둬봤다며 "덩치가 이만한 게 엄마, 엄마. 이런 콘셉트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후 김영옥은 제작진으로부터 선물 받은 블루투스 마이크로 백난아 '찔레꽃'을 부르며 명품 노래 실력까지 아낌없이 뽐냈습니다. 배우 이전의 김영옥, 그리고 배우 이후의 김영옥 모두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맛기행이었습니다.

[ 김솔 인턴기자 / mkks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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